남극에서 대한민국까지 - 코로나19로 남극해 고립된 알바트로스 호 탈출기
김태훈 지음 / 푸른향기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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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에 첫 발을 내딛을 때의 감동과 경이로움에서 시작했던 책이 거대한 자연 앞에서보게 되었던 인간의 욕심들을 거쳐 결국 눈물로 끝이 났습니다.
우리는 늘 지금보다 더 행복하고, 더 부유하고, 더 건강하길 바랍니다. 더 나은 삶을 바라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가끔은 인간이 군림하고 있는 이 곳에서 우리가 얼마나 더 악해질 수 있을까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살아가며 절대적으로 필요한 공존을 무시한 채 우리의 이기심으로 파괴되는 생태계와 기후와 환경이 아슬아슬하게 보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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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결국, 팬데믹으로 배가 바다 한가운데에서 멈추었습니다.
어떠한 나라도 받아주는 곳이 없고, 의료시설도 식량도 넉넉하지 않은 상태로 자신들의 생사를 보장할 수 없는 불안감에 서로의 손을 잡으며 배에서 고립된 시간을 보낸 이들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만들어낸 바이러스가, 우리를 결국 죽이는 무섭고 묘한 세계가 생겨난 것입니다.
배 안에서 일어난 일들 중에는 희망도 있고, 누군가를 끝까지 보호하기 위해 힘써주는 따뜻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런 결속이 비록 나약한 인간들이지만 남극의 펭귄들이 서로 붙어 혹한을 이겨내는 것처럼 버틸 수 있는 힘이었다고 믿고 싶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코로나19는 무섭기만 합니다.
여전히 우리는 고립되어 있습니다. 두렵고 불안한 날들이 하루 빨리 끝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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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과 루비
박연준 지음 / 은행나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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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의 시적인 표현들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을 울렁입니다. 은유에 숨겨져 있는 암시적인 마음들이 눈에 보이는 것 같아서 슬펐습니다.
마음이 긁힌 아이들은 자라면서 겪는 '눈치'들이 있지요. 상처도 치유하기 힘든데, 딱지까지 완전히 떨어져나가야 우리는 아물었다는 말을 합니다. 소설에서는 '모성의 부재'로 시작하는 전형적인 서사가 있습니다. 주인공 여름의 삶에도 여러 고유한 조건들 중 하나였을 엄마의 자리가 서서히 잊히며 견뎌내는 계절이 되는 것은 결국 루비입니다. 뜨거운 여름 안에 녹아있던 이 둘의 유대감과 결속은 결국 그리움이고 사랑의 기억이겠죠.
속삭임은 은밀하고 애정이 담겨있습니다. 첫사랑은 어설프지만 그 실패를 통해 나의 모든 사랑에 관여를 합니다.

초반에 루비의 엄마 미옥이 루비에게 건넨 단테의 <신곡>이 이 책을 덮고나서 생각이 듭니다. 아마도 세상에 여러 번 흔들리고 소리없이 터져가던 그녀가 상실 속에도 사랑은 유일하게 존재함을 알려주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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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 매력적인 사람이 되기 위한 공감의 기술 아우름 55
권수영 지음 / 샘터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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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사회 속에 우리는 감정적 문맹의 시대에 살고있습니다. 감정을 처리하는 능력을 제대로 배우지 못하여 마음이 병들고 외로운 사람이 늘었습니다. 이러한 감정의 부재로, 타인과의 의사소통도, 공감도 문제가 발생합니다.
하지만 나와 사회의 행복을 위해 우리는 가장 큰 자산인 '공감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감정의 소통이 오가야 합니다. 그래야 신뢰가 쌓이고 서로에게 힘이 됩니다.

"누군가의 말에 공감하며 귀 기울이면 상대에게 정신적으로 숨쉴수 있는 틈을 열어주는 것입니다."

이 책에서는 꾸준한 연습으로 '공감'능력을 키워보자고 얘기합니다. 우리의 우정과 사랑, 행복과 성공을 만들어내는 모든 조건이 바로 우리의 공감능력에서 비롯되기 때문이죠.

저는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어주고 공감을 해주는 편입니다. 하지만 거기에 에너지를 다 써버려서 저 자신에 대한 공감은 그동안 많이 해주지 못했어요. 나를 솔직히 꺼내놓아야 공감하고 성장할 수 있는데 그러는 것이 힘들었어요. 이제는 나 스스로에게 계속해서 질문하고 대화를 걸어보려고 해요. 지금처럼 일기나 글을 쓰면서 저의 내면의 감정을 털어내거나 숨은 감정들을 나열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고, 지치지 않게 스스로에게 격려와 희망을 말을 해주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진정으로 저를 사랑해보려구요.
모든 것은 연습이 필요합니다.
책을 통해 오늘도 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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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삽질여행 - 알아두면 쓸데 있는 지리 덕후의 여행 에세이
서지선 지음 / 푸른향기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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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공 #협찬
여행지에서 경험하는 종잡을 수 없는 상황들, 그리고 그로 인해 당황하며 삽질했던 경험들을 재미나게 풀어낸 책입니다. 저는 여행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게 날씨인데요. 내가 상상한 여행의 그림이 아니라면, 제법 당황할 것 같아요. 하지만 여행이라는 것이 늘 계획대로 되진 않죠. 내 의지와 상관없이 펼쳐지는 삽질 에피소드들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여행의 판타지한 편견도 조금은 버려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는 여행을 통해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웁니다. 그 나라의 문화와 형식뿐만 아니라, 나의 태도도, 상황에 대한 안목과 판단도 배웁니다. 이상에만 치우치지 않고 좀 더 현실적인 대안을 찾기도 하며, 자신의 욕망에 좀 더 솔직해지고 과감해지기도 합니다.
누군가와 같이 하는 여행에서는 좀 더 많은 혼란들을 겪기도 하지만, 그만큼 마음이 두터워지기도 해요.

여행의 다채로운 경험을 통해 평범함을 거부했을 당찬 작가님. 이미 전 세계 24개국 100개 이상의 도시를 여행한 여행덕후. 어릴때부터 이러한 도전은 결국 '나는 커서 무엇이라도 견딜 수 있는 사람'이라는 담대함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이렇게 세상을 알아가고 수집하는 작가님이 부럽네요. 불확실한 모험까지도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당당한 여행자, 거침없이 계속 세상 밖으로 나아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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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투삽질여행_서지선
친구는 모든 스케쥴을 대부분 나에게 맞춰주었다. 덕분에 내 취향을 한껏 살린 여행이 가능했다. 여행의 주도권이 나에게 있는 대신, 나는 모든 동선과 예약을 담당했다. 특별히 여유로운 여행 콘셉트를 잡지 않은 이상 촘촘히 짜인 스케줄을 선호하는 편이라, 내가 모든 스케줄을 담당하는 게 내게도 편했다. 대신 나는 식사 선택의 자유를 대부분 양보했다. 그럭저럭 합리적인 배려였다.
24시간을 누군가와 함께 보낸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더군다나 하드 스케줄의 여행이라면 체력이 비축될 마음의 여유가 없어진다고 해야하나.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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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프랑스는 캣콜링 금지법을 통과시켰다.
캣콜링. 지나가는 고양이를 부르듯, 남성이 여성에게 휘파람을 불거나 성희롱성 추파를 던지는 행위다. 단어에서부터 여자를 사람 취급하지 않는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남자가 여자한테 플러팅도 못하냐'며 징징대는 이들이 있지만, 플러팅과 캣콜링은 하늘과 땅 차이다. 위협과 추행이 되는 행동이 어째서 플러팅이 될 수 있겠는가. p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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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은 일본 여행을 그렇게 많이 다니시는데, 일본어를 모르신다고요? 불편하지 않으세요?"
"못한 달까, 그것보단 일부러 일본어 공부를 안 해요. 제게 여행이란 일상에서 벗어나 낯선 공간으로 들어가는 것인데, 아는 언어로 들린다면 지금껏 제가 좋아해 왔던 여행과는 달라질 것 같아요." p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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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즐겁게 누리는 여행의 방식을, 나만 못 누리고 죽으면 내 삶이 너무 억울하지 않겠는가. p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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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전보다 불안하지 않습니다 - 회사 밖에서 다시 시작
곽새미 지음 / 푸른향기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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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공 #협찬
퇴사를 고민하고 계신가요? 또는 인생의 만족감이 행복에 더 치중되어 있나요?
이 책은 퇴사를 고민하면서도 불안해서 주춤하고 있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막연하게 퇴사를 계획한 것이 아니라, 퇴사 후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것들을 고민하고 직장을 다니지 않고서도 행복하게 먹고 살기 위한 여러가지 계획을 세웁니다. 그들은 생각을 글로 쓰고 말로 뱉으면서 현실로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지도록 합니다. 그들의 행동은 회사에서보다 더 잘 살아내고자 하는 의지가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돈을 벌고 묵묵히 일을 하는 삶을 잠시 멈추어도 큰일 나지 않음을 알려주고, 누군가가 고민하고 있을 퇴사에 대한 비슷한 걱정들을 대신 제시해주고 고민의 시간을 단축해주고 싶어합니다.

이 부부는 퇴사를 하고 500일가량 세계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하지만 세계를 누비고 온다고 해서 모두다 정답을 찾고 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괜찮다고 해요. 나의 제 2의 삶이 극적으로 변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계속 성장하는 삶인 건 분명할테니까요.

우리는 살아가며 삶을 이분법으로 보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삶이 안정적인지, 불안정적인지 말이죠. 하지만 안정적인 것이 마냥 행복한 것도 아니며, 불안정적인 것이 마냥 불행한 것도 아닙니다.
겪지않은 삶에 대한 불안은 결국 나를 지치게 만듭니다. 우리가 가질 수 있는 행복을 더이상 미루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유용하게 정말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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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전보다불안하지않습니다_곽새미
'나쁘지 않다'는 '좋다'의 반대어가 아니다. 나쁘지 않다고 좋은 것만은 아니니까. 스타킹의 올이 풀린 기분이었다. 올이 나간 스타킹을 신을 수는 있다. 시나브로 손톱만 하던 올이 점점 커져 결국 신을 수 없을 만큼의 큰 구멍이 되는 게 문제다. 적당한 근무 강도와 벌이, 대출받기 좋은 회사 간판. 좋은 건 알겠지만 허울뿐인 것 같아 늘 달떠 있고 불안했다. 이 올이 언제 커다란 구멍이 될지 모를 일이었다. 결국 시간문제지 올 나간 스타킹은 다시 갈아 신어야 한다.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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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두 달 먼저 퇴사한 남편은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내일배움카드'로 사진과 영상 편집 기술을 배웠다. 그때 배워둔 기술 덕분에 수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되었다.
우리는 종종 간단한 진리를 망각하곤 한다. 로또를 사야 토요일 저녁에 당첨자가 될 수 있는 확률이 생기는 거다. 이번 주 로또도 안 샀으면서 당첨돼서 퇴사하고 싶다고 백날 말해봐야 신은 코웃음만 친다. 퇴사하고 싶고 세계여행을 다녀와서도 생계가 불안하지 않길 바란다면 뭐든 해봐야 하는 거다.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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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기 전에는 회사원으로 살아가는 게 정답이라 그 안에 어떻게든 나를 끼워 맞추고자 했다. 직장인은 제도권 교육을 받고 대학교를 졸업한 내게 가장 안정적이자 쉬운 보기였다. 선택할 수 있는 객관식 문제 중에 가장 맞는 보기인 줄 알았고, 회사생활을 했던 5년 동안 정답인 줄 알았다. p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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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여행하고 얻은 것 하나를 꼽으라면 불안으로부터의 해방이다. 여행을 가서 돈도 억 소리 나게 써놓고 무슨 배짱으로 부부가 재취업하지도 않고 사나 싶겠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태연하다.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든다. 무슨 일이든 시켜만 주면 다 해낼 수 있다는 패기와는 결이 다른 산뜻한 마음이다. p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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