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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삽질여행 - 알아두면 쓸데 있는 지리 덕후의 여행 에세이
서지선 지음 / 푸른향기 / 2020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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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공 #협찬
여행지에서 경험하는 종잡을 수 없는 상황들, 그리고 그로 인해 당황하며 삽질했던 경험들을 재미나게 풀어낸 책입니다. 저는 여행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게 날씨인데요. 내가 상상한 여행의 그림이 아니라면, 제법 당황할 것 같아요. 하지만 여행이라는 것이 늘 계획대로 되진 않죠. 내 의지와 상관없이 펼쳐지는 삽질 에피소드들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여행의 판타지한 편견도 조금은 버려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는 여행을 통해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웁니다. 그 나라의 문화와 형식뿐만 아니라, 나의 태도도, 상황에 대한 안목과 판단도 배웁니다. 이상에만 치우치지 않고 좀 더 현실적인 대안을 찾기도 하며, 자신의 욕망에 좀 더 솔직해지고 과감해지기도 합니다.
누군가와 같이 하는 여행에서는 좀 더 많은 혼란들을 겪기도 하지만, 그만큼 마음이 두터워지기도 해요.
여행의 다채로운 경험을 통해 평범함을 거부했을 당찬 작가님. 이미 전 세계 24개국 100개 이상의 도시를 여행한 여행덕후. 어릴때부터 이러한 도전은 결국 '나는 커서 무엇이라도 견딜 수 있는 사람'이라는 담대함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이렇게 세상을 알아가고 수집하는 작가님이 부럽네요. 불확실한 모험까지도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당당한 여행자, 거침없이 계속 세상 밖으로 나아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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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투삽질여행_서지선
친구는 모든 스케쥴을 대부분 나에게 맞춰주었다. 덕분에 내 취향을 한껏 살린 여행이 가능했다. 여행의 주도권이 나에게 있는 대신, 나는 모든 동선과 예약을 담당했다. 특별히 여유로운 여행 콘셉트를 잡지 않은 이상 촘촘히 짜인 스케줄을 선호하는 편이라, 내가 모든 스케줄을 담당하는 게 내게도 편했다. 대신 나는 식사 선택의 자유를 대부분 양보했다. 그럭저럭 합리적인 배려였다.
24시간을 누군가와 함께 보낸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더군다나 하드 스케줄의 여행이라면 체력이 비축될 마음의 여유가 없어진다고 해야하나.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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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프랑스는 캣콜링 금지법을 통과시켰다.
캣콜링. 지나가는 고양이를 부르듯, 남성이 여성에게 휘파람을 불거나 성희롱성 추파를 던지는 행위다. 단어에서부터 여자를 사람 취급하지 않는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남자가 여자한테 플러팅도 못하냐'며 징징대는 이들이 있지만, 플러팅과 캣콜링은 하늘과 땅 차이다. 위협과 추행이 되는 행동이 어째서 플러팅이 될 수 있겠는가. p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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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은 일본 여행을 그렇게 많이 다니시는데, 일본어를 모르신다고요? 불편하지 않으세요?"
"못한 달까, 그것보단 일부러 일본어 공부를 안 해요. 제게 여행이란 일상에서 벗어나 낯선 공간으로 들어가는 것인데, 아는 언어로 들린다면 지금껏 제가 좋아해 왔던 여행과는 달라질 것 같아요." p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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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즐겁게 누리는 여행의 방식을, 나만 못 누리고 죽으면 내 삶이 너무 억울하지 않겠는가. p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