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과 루비
박연준 지음 / 은행나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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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의 시적인 표현들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을 울렁입니다. 은유에 숨겨져 있는 암시적인 마음들이 눈에 보이는 것 같아서 슬펐습니다.
마음이 긁힌 아이들은 자라면서 겪는 '눈치'들이 있지요. 상처도 치유하기 힘든데, 딱지까지 완전히 떨어져나가야 우리는 아물었다는 말을 합니다. 소설에서는 '모성의 부재'로 시작하는 전형적인 서사가 있습니다. 주인공 여름의 삶에도 여러 고유한 조건들 중 하나였을 엄마의 자리가 서서히 잊히며 견뎌내는 계절이 되는 것은 결국 루비입니다. 뜨거운 여름 안에 녹아있던 이 둘의 유대감과 결속은 결국 그리움이고 사랑의 기억이겠죠.
속삭임은 은밀하고 애정이 담겨있습니다. 첫사랑은 어설프지만 그 실패를 통해 나의 모든 사랑에 관여를 합니다.

초반에 루비의 엄마 미옥이 루비에게 건넨 단테의 <신곡>이 이 책을 덮고나서 생각이 듭니다. 아마도 세상에 여러 번 흔들리고 소리없이 터져가던 그녀가 상실 속에도 사랑은 유일하게 존재함을 알려주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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