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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 역사 신문 2 - 고대와 중세 : 2세기부터 11세기 초까지 ㅣ 통 역사 신문 시리즈 2
김상훈 지음, 조금희.김정진 그림 / 꿈결 / 2014년 7월
평점 :
책장을 넘기면서 감탄이 절로 나온다. 어쩌면 이렇게 기발한 생각으로 역사를 이야기할 생각을 했을까? 유쾌하고 재미있게 우리나라 역사와 세계사를 종횡무진 넘나들면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어렸을 때부터 역사를 쭉 좋아했지만 한국사와 세계사를 따로따로 생각하던 구조적 결함(?)을 갖고 있었던 나에게 무척 흥미진진하고 알찬 시간이었다.
책머리에서 저자는 이런 즐거운 상상을 했다고 말한다. 만약 원시 시대에 신문사가 있었다면 기자는 어떤 이야기를 1면 톱기사로 올렸을지, 고조선 시대의 기자가 발굴한 1면 톱기사는 어떤 것이었을지, 사설에서는 어떤 내용을 다루었을지, 그 시대를 살던 사람들이 신문에 광고를 했다면 어떤 광고를 냈을지... 이런 즐거운 상상에 고민을 보탠 끝에 나온 결과물이 이 책이다. 틀에 갇히지 않은 자유로운 상상이 얼마나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는지를 알게 한다.
진짜 신문의 형식처럼 마련한 특집기사에다, 정치/사회/국제/경제/문화/인물 면으로 나뉘어 다루어진 다채로운 기사들, 각 시대의 역사와 관련된 사설과 칼럼들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근데 칼럼니스트 이름들 보다가 빵 터졌다. 웅베르트 아이고, 시오노 너너미, 박놀자...^^;;). 각 기사마다 어떤 대륙의 이야기인지 아이콘을 붙인 점도 좋다. 특히 아이들이 이렇게 다양한 역사를 접할 때 길을 잃지 않을 수 있도록, 그리고 자기가 흥미를 느낀 대륙별로 나중에 다시 기사들을 찾아 읽을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작지만 효과적인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든다.
국사와 세계사에 관련된 정보들이 머릿속에 따로따로 저장되어 있는 어른들도, 역사에 대해서 처음 관심을 갖게 되는 아이들도 두루두루 즐겁게 읽으면서 탄탄한 역사적 지식을 쌓을 수 있도록 짜임새있게 잘 구성해 놓았다.
무엇보다 이 책이 독자에게 딱딱하고 지루한 역사가 아니라, 다양하고 재미있는 역사를 전해주는 다리 역할을 해 준 점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신문을 읽으면서 알게 된 내용을 퍼즐을 통해 복습할 수 있는 <통 역사 가로세로 퍼즐>에다, 각 호마다 4개씩 실려 있는 역사 가상 광고는 특히 인상적이었다. 각 시대별로 다양한 사회/문화의 모습, 대표적인 사건과 인물들을 광고의 형태로 구성했다는 발상이 놀랍기만 하다. 각종 공고, 전시회 안내, 구인 광고, 책 광고, 회원 모집, 현상 수배, 성금 모금 등 실제 신문이 내는 다양한 광고의 형식을 빌려서 무척 세련되고 다양한 기법으로 만든 광고들이 정말 참신했다. '간다라 미술전', '적토마 분양합니다', '일본 문화 사절단 모집', '기사 급구', '광개토대왕릉비 완공 기념식', '쿠란 아카데미 회원 모집', '캐러밴 단원 모집', '오르콘 비문 제막식 공고', '연금술 아카데미 개관', '카이로 개통식', '시바 신 숭배 대회', '윌리엄 1세 대관식 공고'... 깨알같이 재미있는 광고들을 살펴보면서 정말 그 시대 사람들의 관심사와 생활 모습들을 생생하게 그려볼 수 있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했던가. 역사의 중요성을 밀쳐둔 대가를 치렀던 과거를 반성하고, 앞으로는 역사 지식과 올바른 역사관을 다음 세대가 탄탄히 세울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해 그 노력이 고난의 가시밭길만이 아니라는 것을, 얼마든지 풍성하고 즐겁게 일구어갈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어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