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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 식혜 ㅣ 웅진 우리그림책 110
백유연 지음 / 웅진주니어 / 2023년 9월
평점 :

어느덧 찬 바람이 부는 가을, <벚꽃 팝콘>, <풀잎 국수> 등 계절 그림책으로 유명한 백유연 작가님의 신작이 돌아왔다! 이미 <낙엽 스낵>, <사탕 트리>로 사계절을 완성했다고생각했는데, 올해 봄 <목련 만두>가 나와서 어찌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그리고 이번에는 가을 그림책인 <들꽃 식혜>가 출간되었다.

주요 등장인물은 동일하기에 왜 또다시 계절 그림책을 시작했는지 의아했는데, 이번 <들꽃 식혜>를 보고 확실한 차이점을 느꼈다. 이전 사계절 그림책이 계절과 어울리는 자연물로 음식을 만드는 과정을 중심으로 하는 이야기였다면, 올해부터 나온 새로운 계절 그림책은 계절 음식을 만든다는 것은 기본으로 하고 여기에 ‘대상’과 ‘관계’가 추가되었다. <목련 만두>는 ‘오해가 있던 사람(동물)을 새로운 눈으로 보고 친구 되기’ 가 주제이고, <들꽃 식혜>는 ‘할머니와의 그리운 추억’이 주제이다.

<들꽃 식혜>는 가을에 너구리 할머니가 들꽃으로 식혜를 만드는 방법을 동물 친구들(토끼, 고라니, 다람쥐, 멧돼지, 반달가슴곰)에게 알려주고, 그런 너구리 할머니를 그리워하는 내용을 담았다. 그 큰 줄기 사이사이에 너구리 할머니를 위해 음식을 가져 온 다른 친구들과 달리 혼자 꽃을 가져온 토끼의 부끄러움과 그런 토끼를 따뜻하게 감싸주는 너구리 할머니의 인자함을 넣고, 추석을 암시하는 보름달과 귀여운 토끼풀의 유래까지 알차게 그려낸다.

가장 좋았던 점은 너구리 할머니를 더 이상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을 직접 표현하지 않았을 뿐더러 슬픔이 아니라 행복했던 기억을 기쁘게 추억해내는 데 있다. 나 역시 그리운 사람을 떠올릴 때는 어찌할 수 없는 슬픔보다는 함께 했던 즐거운 순간을 생각하며 은은한 미소를 띄고 싶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린 아이와도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예쁘고 따뜻한 <들꽃 식혜>. 백유연 작가님의 다음 계절 그림책도 기대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