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찮은 물건들의 졸업식
박서현 지음 / 한림출판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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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다보니 해가 갈수록 짐은 하나둘 늘어가고 새롭게 들여야 할 물건도 많다. 하지만 한 살을 더 먹어도 두 살이 더 들어도 아이는 좋아하던 책도 장난감도 인형도 놓아줄 기미가 없다. 뭐 버린다고 하면 벌써부터 눈물부터 그렁그렁 '안 돼!'를 외친다. 더 이상 갖고 놀지 않지만 오랜 시간 벤 추억을 보내고 싶지 않기 때문이겠지. 그렇게 벽장 안도, 베란다에 놓인 상자들도 꽉 들어찼다.





<하찮은 물건들의 졸업식>은 이렇게 물건을 잘 버리지 못하는 아들 영우의 마음을 헤아린 엄마가 아이와 함께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물건의 '졸업식'을 열어주는 그림책이다. 제목을 보자마자 '어머,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지?', '우리집 이야기이잖아?!'라고 생각했다.


엄마가 사회를 보며 물건의 이름을 부르면, 영우는 하찮은 물건들의 선생님이 되어 그 물건을 졸업시킬 지, 아직은 졸업을 시키지 않을 지 결정한다. 물건을 하나씩 들여다 볼 때마다 떠오르는 얼굴과 순간들. 그 기억이 어찌 하찮을까. <하찮은 물건들의 졸업식>은 아이의 이런 마음을 따뜻하게 도닥이면서 동시에 현명하게 성장을 응원한다.


곧 2월. 우리집 아이의 졸업식이 다가온다. 그 작던 꼬맹이가 벌써 졸업이라니 아직 믿겨지지 않는다. 갓난 아기 적 사진을 들여다 보고 괜시리 눈물이 핑 돌기도 하고 옆에서 잘 놀고 있는 아이의 보드라운 뺨에 괜히 볼을 부비기도 한다. 그러나 졸업식이 끝나면 3월에는 입학식이다. 끝이 있으면 또 시작이 있는 법. 어쩌면 아이도 엄마도 놓아 줄 때와 다시 시작할 때를 알아야 하는가 보다. 비워야 또 다시 채워나가겠지. 2월에는 아이와 잘 이야기를 나누며 물건을 정리하고 싶다. 새로운 학교에서 다시 늘어날 소중하고 하찮은 물건들을 위해서.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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