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중년, 산티아고에서 길을 묻다 - 잠시 인생의 길을 잃은 나에게 나타난 산티아고
이기황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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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가 되면 나는 어떨까?라는 생각을 막연히 해봅니다. 50대 중년에 산티아고로 떠난 사람의 이야기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막연히 생각해도 두려운, 그리고 반드시 다가올 나이 50대에 맞는 생활, 그리고 그 때 떠나는 여행은 어떨지, 저는 책의 제목을 읽자마자 마음에 와닿아 책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이끌어 나갈, 그리고 산티아고를 몸소 걸어가며 그 경험담을 소개할 저자, 이기황씨의 약력은 다음과 같습니다. 잘 나가던 사회인에서 갑자기 해고 통지를 받은 50대입니다. 그리고 충동적으로 산티아고로 순행길을 떠나는 인물입니다. 50대의 어른은 나와 많이 다를까? 저도 어른이지만 그게 제일 궁금했습니다. 그리고 책을 일고 난 다음의 결론은 "아, 나와 많이 다르지 않은 인생선배이구나"입니다 . 저자는 위에서도 언급했듯 충동적으로 산티아고로 떠나고 거기서 있던 일들을 이야기해줍니다. 어느 순행길에서는 조난을 당하기도 하고 순행길마다 한국인을 만나기도 외국인을 만나기도 하며 걸음을 이어나갑니다. 누구에게나 그렇듯 조난을 당했을 때는 두려워하고 어느 골목에서는 반가워도 하며, 커플 순행자를 부러워하기도 하는 평범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길위의 스승'이라는 챕터에서는 피터 선생을 만나기도 하죠. 피터의 말 중 이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 나는 사실 집도 없고 차도 없어, 왜냐하면 필요를 못 느끼기 때문이야. 아무리 큰 저택에 넓은 정원도 여기만 하겠어? 자 봐, 이렇게 멋진 초원과 저 파란하늘이 다 내 것인데 그 딴게 뭐가 부럽겠니?"

저는 이 대목에서 TV프로그램 <나는 자연인이다>가 떠올랐습니다. 산티아고와 같이 아름다운 자연환경에 있다면 소유에 대한 욕심이 사라지는 것일까요? 저는 아직도 물욕이나 욕심이 많은데 말입니다. 어떻게 해야 그런 삶을 살 수 있을지 신기하였습니다.



이 책에는 저자가 보고, 듣고, 느낀 많은 감정들이 쓰여있습니다. " 만나고 헤어지고를 반복하는 길 위의 인연에 연연하지 말고 각자의 보폭대로 걸으라" 저자가 읽은 산티아고 순례길 경험자들의 여행담 중 일부라고 합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산티아고 순례길이 우리네 인생의 경로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때로는 저자처럼 해고를 당하기도 하고, 불의의 사고를 당할 수 도 있습니다. 저자가 조난을 당했던 것 처럼 말이죠. 그리고 사람들의 온정의 손길에 의해 구조를 받기도 합니다. 우리의 인생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저의 힘듦도 어느 순간 싹 사라지는 순간이 올거라 믿기로 했습니다. 꼭 구조의 손길은 아니더라도 벗어날 때가 올거라고 말이죠. 순례길이든 우리의 인생이든 끝까지 희망을 놓치 않고 열심히 투쟁해나가는게 중요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저자는 순례길에서 수많은 사람을 만납니다. 그들의 보폭에 휘둘리지 말고 나만의 길을 걸어나가라는 것도 책을 읽으며 스스로 느낀 것입니다. 인연이 닿는 것은 분명 반갑고 기쁜 일입니다. 그러나 내가 아닌 타인에 의해 내 페이스를 잃는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일 것입니다. 인생을 살아나갈 때 자신의 보폭대로 걷는 것, 그래서 완주하는 것 이것이야 말로 산티아고 순행길과 인생의 공통적인 목표가 아닐까요?

지금 세상은 코로나가 극성입니다. 자유롭게 여행다닐 수 없는 이러한 시점에 이 책의 사진을 보며 대리만족을 하였습니다. 저자가 느낀 자유로움이 조금이나마 저에게도 느껴진 것이죠. 인생에 대한 생각도 하고, 이제 젊지 않은 나이에 먼저 살아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저의 경험을 간접적으로나마 쌓아주는 귀한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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