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자유 - 일의 미래, 그리고 기본 소득
리하르트 다비트 프레히트 지음, 박종대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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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자유(#협찬 @openbooks21)

많은 사람들이 되도록 일을 적게 하고 스스로에게 더 많은 자유 시간을 허용하고 싶어 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바로 그 상태를 두려워하는 사회에서 우리는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요? 독일의 철학자 리하르트 다비트 프레히트의 디지털 변화 3부작 중 마지막인, <모두를 위한 자유>를 출판사 열린책들을 통해 읽어볼 수 있었습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자산은 노동이 아니라 삶을 자기 생각대로 꾸밀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자유다. (p.14)

이 책은 코로나를 겪은, AI 자동화 기술이 발전된 오늘날 달라진 노동에 대한 개념이 우리의 노동 환경과 일상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어떠한 방향으로 사회 시스템을 개편시켜야 하는지 여러 논점을 통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디지털화가 적어도 우리 사회에서는 모두를 위한 번영을 의미할까? 이에 대한 회의론은 지금 벌써 좌파건 우파건 양쪽 모두에서 포퓰리즘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복잡한 문제를 아주 단순하게 대답할 줄 아는 전문 정치꾼들이 점점 커지는 경제적,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을 이용하는 것이다. (p.59)

얼마 전 겪은 대선과 일련의 과정들을 통해 기득권, 즉 완전히 새로운 논의로부터 방향 설정을 올바르게 다시 해야 하는 사람들이 모른 척 문제를 단순화시키고 편을 가르며 변혁에 대한 불안을 무기로 소비시키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완전히 다르고 과격한 두 주장은 도처에 존재하고 있으며 이 책을 통해 모두 살펴보고 적당한 답을 찾아보고 싶었어요.

🔖그 전에 우리는 <노동>이 원래 얼마나 이상한 개념이고, 그 안에 어떤 모순된 생각들이 숨어 있는지 명확히 해둘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의 노동 사회에서 보존할 가치가 있는 것은 무엇이고 그렇지 않은 것은 무엇인지 가늠하려면 노동이 대체 무엇인지부터 정확히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p.133)

두 개의 장을 걸쳐 전통적인 노동의 기원부터 시작하여 그 변천, 나아가 현재 사람들에게 노동이 어떤 의미인지 이야기합니다. 노동을 통해 사람들은 무엇을 추구하는가. 또한 필자가 성과 사회 이후 도래할 것이라 주장하는 <의미 사회>(불필요하고 소모적인 업무는 기계에게 맡기고 원하는 업무를 찾아 노동의 새로운 의미를 찾아가는 자유로운 사회)와 그를 위한 <기본 소득>에 대해서 다음 장에 이어 설명하고 있어요.

🔖결핍 경제에서 탄생한 기본 소득은 풍요의 경제에서 마침내 제자리를 찾는다. 그것이 근본적 모순으로 실패하지 않으려면 풍요를 이전보다 잘 분배해야 한다. 그래야 오늘날 무조건적 기본 소득에 대한 물음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이해할 수 있다. (p.493)

무조건적 기본 소득에 대해 경제적으로 설명이 가능한 영역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었던 만큼 읽기 전부터 궁금했고 읽으면서 저자의 주장과 관점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모두 읽고서 다시 '노동', '번영', '자유'에 대해서 사유하게 되는 책이었어요. 지금 꼭 읽어야 하는 책으로 추천드립니다.

#열린책들 #모두를위한자유 #노동 #일의미래 #기본소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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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유전자
리처드 도킨스 지음, 야나 렌조바 그림, 이한음 옮김 / 을유문화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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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유전자(#협찬 @eulyoo)

<이기적 유전자>로 이름이 알려진 리처드 도킨스의 신간 <불멸의 유전자>를 읽어보았습니다. 한때는 대학원 진학도 희망했을 만큼 좋아했던 분야이기도 하구요. 고전문학 과제로 다윈의 <종의 기원>을 <이기적 유전자>의 내용 연결지어 작성했을 만큼 전작을 좋아했다보니 이 책의 출간 소식이 무척 반가웠어요. 좋은 기회에 서평단을 통해 먼저 읽을 수 있게 되어 감사합니다.

<불멸의 유전자>라는 제목을 보고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지 추측을 해보았습니다. 직관적으로 이해했을 때는 '세대가 거듭되면서 유전체가 전달되기 때문에 각 개체는 유한한 삶을 살고 가지만 유전자는 불멸이라는 뜻인가?'라고 생각했답니다. 그리고는 원제를 찾아 보았어요. 'THE GENETIC BOOK OF THE DEAD'라는 제목으로 '불멸'보다는 '죽은 이(사자)'에 대한 '유전적 기록(역사)'가 담긴 책이라고 생각하니 내용이 더 궁금해졌습니다.


🔖p. 9 당신은 하나의 책, 미완성 문학작품, 기술적 역사의 보관소다.

🔖p.13 한 겹 피부만이 아니라 유전체를 포함하여 한 동물의 모든 세세한 부분들까지, 몸 구석구석, 몸의 씨실과 날실 자체, 모든 기관, 모든 세포와 생화학적 과정까지 조상 세계들을 기술한 문서로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기적 유전자>에서 보여준 유전자 중심의 관점에서 더 나아가 유전체를 연구함으로써 그 진화의 역사를 알게되는 것 이상으로 과거 환경을 알수도 있을 것이고 그래서 미래 또한 예측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p.164 팰림프세스트의 깊은 층은 결코 완전히 겹쳐 쓰이지 않는다. 역사의 그림문자는 새 문자 사이로 계속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설령 다른 모든 방법이 실패한다고 해도, 분자유전학이 알려 주는 사실은 부정할 수가 없다. 서로 별개의 역사를 지닌 동물들의 수렴은 팰림프세스트에 층층이 적는 자연선택의 힘이 발현된 한 사례다. 그 반대도 그렇다. 즉, 공통의 역사적 기원에서부터 일어나는 진화적 발산도 그런 사례다. 자연선택은 기본 설계를 조형하고 비틀곤 하면서 때로 기이할 만치 다양한 양상을 띠는 기능적으로 중요한 모습들을 빚어낸다.

*팰림프세스트: 겹쳐 쓴 양피지, 이전의 글에 나중에 다른 글을 겹쳐 쓴 원고


아마 여러분도 그런 이야기를 들어보셨을 거에요. 예전에는 유전자 분석 기술이 발달하지 않아 범인을 잡을 수 없었다는 식에 이야길요. 생물의 구분하여 연구하는 분류학의 역사는 비교적 오래되었지만 유전체를 분석하는 분야는 최근에 많은 발전을 이뤘어요. 기술이 발전해감에 따라서 분석역량이 높아지고 최근들어 더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거든요. 가끔씩 과학자들을 긴장하게 만드는 과학적 사실이 알려지기도 해요. 이 책에도 언급되어 있어요. 그 중 하나는 하마와 가장 가까운 현생 친척이 고래라는 사실입니다. 서로 닮은 '날다람쥐'와 슈가글라이더'가 유전적으로 가깝지 않다는 분석결과 처럼 모두 유전자 서열 분석을 통해 새롭게 알려진 사실이에요. 겉으로 보이는 표현형을 중심으로 진화의 계통을 구분했던 것은 이미 일부 역사가 되어버렸는지도 모르겠네요.

또한 이 책에는 작가의 저서 <이기적 유전자>와 <확장된 표현형>에 대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어서 해당 책을 보지 않았거나 읽은지 오래된 분들에게도 유용하게 읽히게 될 것입니다. 물론 두 책 모두 훌륭한 내용들을 담고 있기 때문에 아직 읽어보지 않으셨다면 꼭 읽어보시길 추천드릴게요!


🔖p.396 우리 '자신의' 유전자들은 모두 어떤 조치가 최선인지를 놓고 서로 의견이 일치하는 좋은 동료들이다. 이 유전적 카르텔의 한 구성원이 다음 세대로 전달되도록 돕는 것들은 모두 자동적으로 다른 모든 구성원도 돕는다.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훌륭한 과학서였습니다. 소개하고 싶은 구절이 너무 많았지만 이 글은 소개에서 그쳐야할 것 같아요. 다양한 동물의 유전과 진화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은 사람을 포함해서 여러 사람들에게 추천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탁월한 이야기꾼인 리처드 도킨스의 작품이 오랜시간 사랑받는데는 모두 이유가 있었어요. 저는 재독하면서 내용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또 찾아볼것 같습니다. 특히나 책 끝에 모아진 주석이 비하인드 스토리 느낌으로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을유문화사 #불멸의유전자 #을유문화사_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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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해선 죽을 수 없는 최고령 사교 클럽
클레어 풀리 지음, 이미영 옮김 / 책깃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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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해선죽을수없는최고령사교클럽 #책깃 #창비교육

가정의 달 5월, 이 소설을 강력추천합니다 !

🔖대프니는 '친구를 몇 명 사귀기'라고 적었다. 펜이 칠판에 닿으며 내는 끽끽 소리를 듣자 기대감이 약간 생겼다. 그녀는 도전하는 것을 그리워했었다. 하지만 이것이 쉬운 도전일 거라는 착각은 하지 않았다.

예전에 방영했던 시트콤의 제목을 떠올리게하는 이 소설의 원제목은 'HOW TO AGE DISGRACEFULLY', 직역하면 '망신스럽게 나이먹는 법'이다. 간판의 글자 하나가 떨어져 우연스럽게 만델라에서 만델이라는 이름을 갖게된 복지관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천방지축 왁자지껄, 감동과 (아마도) 사이다를 선사할 소설은 소형 버스와 그 뒤를 쫓아가는 경찰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경찰 페니 로저스는 소형 버스 뒤에 바싹 붙어서 사이렌을 울리고 불빛을 번쩍이며 수 킬로미터를 달렸다. 마침내 버스가 고속도로 갓길에 멈춰 섰다. 다들 완전히 귀가 먹고 눈이 멀었나? 차량으로 다가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의 사람들이 지저분한 창문으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광겨을 보자, 그녀는 그들이 실제로 귀먹고 눈먼 사람들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승객의 절반은 일희 살이 훌쩍 넘어 보였고 희한하게도 몇명은 다섯 살 미만으로 보였다.

서문에서 벌어지는 당최 그 의미와 뜻을 알수없는 등장인물의 행동은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전개됨에 따라서 점차 이해되고 받아들여진다. 노인들을 중심으로 어린이, 이민자, 19세의 미혼부와 경력 단절 중년 여성까지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의 망신스럽지만 어딘가 스웩넘치고 통쾌하기까지한 한 편의 인생 반란극을 보여준다.

자칫 잘못하면 뻔하거나 어딘가모르게 불쾌한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던 것은 완벽히 착오였다. 군더더기 없이 유쾌한 이야기 전개는 인간적인 메세지를 전달함과 동시에 재미를 준다. 매력적인 인물이 이끄는 이야기는 나이듦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동시에 그들에 대한 고정관념을 재정렬하게 할 것이다.

소설이 시작하기 전 가장 앞부분에 자리한 딜런 토마스의 유명한 시 구절은 이야기를 읽으면 무엇을 가장 상기시켜야할지 알려준다.

🔖'저 어두운 밤을 순순히 받아들이지 마라. 날이 저물 무렵에 노년은 불타고 날뛰어야 한다. 분노하라, 꺼져가는 불빛에 분노하라.'

삶은 유한하고 내일은 영영오지 않는다. 하루가 지나면 그것은 또다른 오늘일 것이다. 오늘이 내일을 위한 리허설이 아니듯 새로운 하루를 맞이하는 것 또한 새로운 '나'이다. 노인의 하루와 나의 하루가 전혀 다를 이유는 없다.

마땅히 밤을 순순히 받아들일수 없다. 날뛰고 분노해야한다. 그들처럼 망신스러울지 몰라도 당차게 하루를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

위 서평은 사전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본문의 60%가 담긴 가제본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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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한 장소를 소진시키려는 시도
조르주 페렉 지음, 김용석 옮김 / 신북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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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주 페렉의 글이라면 언제나 환영이다. 소진시킬 수 있을까 관찰의 글쓰기의 한계를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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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는 어떻게 굴뚝을 내려갈까?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60
맥 바넷 지음, 존 클라센 그림, 서남희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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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위한 북펀딩을 할 수 있어 좋았어요. 색감도 다정하고 이야기도 다정합니다. 눈이 오길 기다리며, 산타를 기다리는 책으로 트리 옆에 두고 읽어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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