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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유전자
리처드 도킨스 지음, 야나 렌조바 그림, 이한음 옮김 / 을유문화사 / 2025년 5월
평점 :
불멸의 유전자(#협찬 @eulyoo)
<이기적 유전자>로 이름이 알려진 리처드 도킨스의 신간 <불멸의 유전자>를 읽어보았습니다. 한때는 대학원 진학도 희망했을 만큼 좋아했던 분야이기도 하구요. 고전문학 과제로 다윈의 <종의 기원>을 <이기적 유전자>의 내용 연결지어 작성했을 만큼 전작을 좋아했다보니 이 책의 출간 소식이 무척 반가웠어요. 좋은 기회에 서평단을 통해 먼저 읽을 수 있게 되어 감사합니다.
<불멸의 유전자>라는 제목을 보고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지 추측을 해보았습니다. 직관적으로 이해했을 때는 '세대가 거듭되면서 유전체가 전달되기 때문에 각 개체는 유한한 삶을 살고 가지만 유전자는 불멸이라는 뜻인가?'라고 생각했답니다. 그리고는 원제를 찾아 보았어요. 'THE GENETIC BOOK OF THE DEAD'라는 제목으로 '불멸'보다는 '죽은 이(사자)'에 대한 '유전적 기록(역사)'가 담긴 책이라고 생각하니 내용이 더 궁금해졌습니다.
🔖p. 9 당신은 하나의 책, 미완성 문학작품, 기술적 역사의 보관소다.
🔖p.13 한 겹 피부만이 아니라 유전체를 포함하여 한 동물의 모든 세세한 부분들까지, 몸 구석구석, 몸의 씨실과 날실 자체, 모든 기관, 모든 세포와 생화학적 과정까지 조상 세계들을 기술한 문서로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기적 유전자>에서 보여준 유전자 중심의 관점에서 더 나아가 유전체를 연구함으로써 그 진화의 역사를 알게되는 것 이상으로 과거 환경을 알수도 있을 것이고 그래서 미래 또한 예측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p.164 팰림프세스트의 깊은 층은 결코 완전히 겹쳐 쓰이지 않는다. 역사의 그림문자는 새 문자 사이로 계속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설령 다른 모든 방법이 실패한다고 해도, 분자유전학이 알려 주는 사실은 부정할 수가 없다. 서로 별개의 역사를 지닌 동물들의 수렴은 팰림프세스트에 층층이 적는 자연선택의 힘이 발현된 한 사례다. 그 반대도 그렇다. 즉, 공통의 역사적 기원에서부터 일어나는 진화적 발산도 그런 사례다. 자연선택은 기본 설계를 조형하고 비틀곤 하면서 때로 기이할 만치 다양한 양상을 띠는 기능적으로 중요한 모습들을 빚어낸다.
*팰림프세스트: 겹쳐 쓴 양피지, 이전의 글에 나중에 다른 글을 겹쳐 쓴 원고
아마 여러분도 그런 이야기를 들어보셨을 거에요. 예전에는 유전자 분석 기술이 발달하지 않아 범인을 잡을 수 없었다는 식에 이야길요. 생물의 구분하여 연구하는 분류학의 역사는 비교적 오래되었지만 유전체를 분석하는 분야는 최근에 많은 발전을 이뤘어요. 기술이 발전해감에 따라서 분석역량이 높아지고 최근들어 더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거든요. 가끔씩 과학자들을 긴장하게 만드는 과학적 사실이 알려지기도 해요. 이 책에도 언급되어 있어요. 그 중 하나는 하마와 가장 가까운 현생 친척이 고래라는 사실입니다. 서로 닮은 '날다람쥐'와 슈가글라이더'가 유전적으로 가깝지 않다는 분석결과 처럼 모두 유전자 서열 분석을 통해 새롭게 알려진 사실이에요. 겉으로 보이는 표현형을 중심으로 진화의 계통을 구분했던 것은 이미 일부 역사가 되어버렸는지도 모르겠네요.
또한 이 책에는 작가의 저서 <이기적 유전자>와 <확장된 표현형>에 대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어서 해당 책을 보지 않았거나 읽은지 오래된 분들에게도 유용하게 읽히게 될 것입니다. 물론 두 책 모두 훌륭한 내용들을 담고 있기 때문에 아직 읽어보지 않으셨다면 꼭 읽어보시길 추천드릴게요!
🔖p.396 우리 '자신의' 유전자들은 모두 어떤 조치가 최선인지를 놓고 서로 의견이 일치하는 좋은 동료들이다. 이 유전적 카르텔의 한 구성원이 다음 세대로 전달되도록 돕는 것들은 모두 자동적으로 다른 모든 구성원도 돕는다.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훌륭한 과학서였습니다. 소개하고 싶은 구절이 너무 많았지만 이 글은 소개에서 그쳐야할 것 같아요. 다양한 동물의 유전과 진화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은 사람을 포함해서 여러 사람들에게 추천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탁월한 이야기꾼인 리처드 도킨스의 작품이 오랜시간 사랑받는데는 모두 이유가 있었어요. 저는 재독하면서 내용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또 찾아볼것 같습니다. 특히나 책 끝에 모아진 주석이 비하인드 스토리 느낌으로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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