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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진골 옹고집 ㅣ 옛날옛적에 20
이상교 지음, 김유대 그림 / 국민서관 / 2024년 8월
평점 :
국민서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옹진골 옹고집은 판소리계 소설인 옹고집전을 익살스러운 그림과 함께 재미나게 풀어낸 그림책이예요. 제가 어렸을 때 재밌게 읽었던 책이기도 하답니다. 옹진골 옹고집을 우리 아이와 함께 읽게 되니 감회가 새롭고 남다르더라구요. 6살 우리 첫째가 옹고집이 무슨 뜻이냐고 물어보길래 정확하게 설명해주기 위해 인터넷 검색을 해봤더니 억지가 매우 심하여 자기 의견만 내새우고 우기는 성미 또는 그런 사람이라고 하더라구요. 옹진골 옹고집 표지에 그려진 그림만 봐도 얼굴에 심술이 덕지덕지 붙어있는 걸 볼 수 있어요. 옹진골 옹고집을 우리 첫째와 함께 읽어봤습니다.

고래등만한 기와집에 사는 부자 옹고집은 한 눈에 봐도 얼굴에 욕심이 덕지덕지 붙어있어요. 부자라고 하면 왠지 너그럽고 여유있는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나요? 옹고집은 전혀 아니예요. 툭하면 아랫사람들을 들들 볶고 괴롭히고, 여든이 넘은 어미를 구박하는 심보가 고약한 사람이었어요. 중이 시주를 받으러 오면 목탁을 깨버리고 염주를 잡아 뜯으며 내쫓았지요. 이런 고약한 성질머리를 가진 옹고집을 혼내주기 위해 월출봉 취암사 학 대사는 짚 한 단을 가지고 띵띵한 몸통을 만든 다음 붉은 글씨 부적을 허수아비에 붙인답니다. 이게 과연 무얼지 상상이 되시나요? 바로 옹고집을 혼내주기 위해 만든 허수아비 헛옹고집이었답니다! 헛옹고집이 참옹고집을 과연 혼내줄 수 있을까요?

헛옹고집은 참옹고집의 집으로 가서 참옹고집 행세를 하며 사람들을 혼돈에 빠뜨립니다. 헛옹고집과 참옹고집 중에 누가 진짜 옹고집인지 사람들은 밝혀내지 못해요. 얼마나 인색하고 심술맞게 살았으면 가족과 주변 사람들 중에 진짜를 알아보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걸까요. 결국 두 옹고집은 사또에게 찾아가서 누가 진짜 옹고집인지 가려달라고 하는데요, 족보를 말해보라는 사또의 물음에 참옹고집은 아주 짧게 대충 대답하였고, 헛옹고집은 세세하게 술술 말하며 진짜 옹고집이 됩니다. 자신에 대해 증명을 하지 못한 참옹고집은 집과 마을에서 내쫓겨 구걸을 하는 신세가 되고 말아요. 참옹고집을 보고 있으니 권선징악과 인과응보라는 사자성어가 떠오르네요. 참옹고집은 뒤늦게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지만 때는 이미 늦었지요.

눈물을 펑펑 쏟으며 절벽 위로 올라간 참옹고집..그의 눈 앞에 흰 구름을 타고 있는 학 대사가 나타납니다. 학 대사는 자신의 잘못을 진심으로 뉘우치며 후회하는 참옹고집의 진심어린 눈물을 보고 어떠한 결정을 내리게 될까요? 이 세상은 나 혼자만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모두 함께 살아가는 세상임을 깨닫는데 너무 오래 걸렸네요. 자신의 잘못을 늦게라도 깨달은 참옹고집. 이제는 모두에게 진심으로 대하면서 나누고 베푸는 사람이 되겠죠? 우리 아이들도 과시하는 삶이 아닌 모두와 함께 어울리고 나누며 베풀 줄 아는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