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백 년째 열다섯 텍스트T 1
김혜정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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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백 년째 열다섯"은 한국인이라면 다 알만한 단군신화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판타지 소설이다. 책 속의 신화는 우리 신화와 약간 다른데 곰과 범, 그리고 '야호'라는 세 동물로 구성된다. 환웅에게 사람이 될 기회를 받은 세 동물 중 곰과 범은 동굴로 들어갔지만 야호는 들어가지 않았다. 동물이 사람보다 못할 게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야호는 구미호와 비슷한 존재인 여우 요괴이고, 몸 속에 구슬을 품고 둔갑술을 부리거나 요술을 쓸 수 있다. 원래부터 야호인 본야호와 그의 도움을 받아 사람에서 야호가 된 종야호가 존재하는데 주인공 가을이네 세 모녀는 모두 종야호이다. 오백 년 전, 덫에 걸린 신화 속 최초의 야호인 령을 도와준 것의 답례로 령은 죽어가던 세 모녀를 종야호로서 살려내었다.

가을과 엄마, 할머니는 더 이상 늙지 않고 영원히 그 모습으로 살 수 있게 되었지만 가을은 정든 누군가와 이별하는 것에 지쳐 조용한 학교생활을 이어가려 노력한다.
하지만 오백 년에 한 번, 최초의 구슬을 노리는 호랑족과의 전쟁의 날이 다가오면서 가을은 자신이 결코 보통의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된다.

길고 긴 가을의 삶의 찰나에 스며든 옆자리 짝꿍 신우, 어딘가 수상해 보이는 전학생 유정,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 령.
이 책은 자신을 둘러싼 복잡한 관계들과 오래된 호랑족과 야호족 사이의 갈등을 풀어내는 가을의 성장기를 담고 있다.

우리 신화를 응용한 K-판타지와 두근거리는 로맨스, 문제를 해결해내는 영웅적 이야기가 템포 있게 전개되어 술술 읽힌다.
시리즈물의 조건이 충분히 충족되는 재미있는 이야기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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