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지게 1 - 천둥소리
강기현 지음 / 밥북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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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가슴은 분노로 들끓고 있다. 부친의 죽음에 대한 숨겨진 비화를 성인이 되고 나서야 알게되었다. 사인도 모른 채 그냥 어떤 병고로 돌아가신 줄만 알고 지내왔지만 아니었다. 이제 길고 긴 하동 역사가  시작된다.
아버지,  아니 조부의 진짜 돌아가신 억울한 사연을 듣고 분노하지 않는 이가 누가 있으랴. 이야기는 단순히 한사람의 이야기, 하동만의 이야기가 아닐것이다. 일제 강점기와 해방, 6·25 등의 시대의 우리의 이야기를,  하동이라는 지역의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말하고 있다. 
 하동의 이야기는 그곳만의 이야기가 아닌, 역사적 격변기에 누구나 겪어야 했던 아픔과 슬픔의
이야기를 이야기하기에 너무나도 슬프고 분노가 치밀수 밖 없다. 

  6.25 전쟁이 발발한 지도 한 달 가량, 지소마을에 열흘 가까이 장맛비가 계속되고 포성이 울린다. 하늘에는 폭격기가 날아다니고 공산군이 하동 가까이 쳐들어 온다는 것을 안 지소사람들의
불안감은 커져간다. 폭탄소리, 총소리는 계속되고 군인들은 목숨을 잃어간다. 두려움의 이야기는 계속 된다. 
 평범한 유학자의 다섯째 아들로 태어난 몽환은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는 성실한 농사꾼으로 열심히 살아간다.
  6·25전쟁이 일어나자 몽환은 하동전투에서 패해 다친 미군을 치료하고 도와주다가 인민재판을 당할 위기를 맞고 큰아들은 공산당에 의해 죽임을 당하지만 공산당원이 된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다.
붉은 지게에는 전쟁터에 끌려가지 않기 위해 공산당원이 되고 가난해서 독립군에 들어갔다가 공산당원이 된다. 몽환 또한 삶의 무게를 들기 위해 삶의 지게를 지는 모습이 아닐까. 

 지게는 사람들이 물건을 등에 지고 운반하기 위해 만든 농기구다.지게는 두 다리와 지겟작
대기로 받쳐 세우고 그 위에 짐을 얹어서 지고 운반하는 도구다.  

  지게를 지는 사람은 먼저 지게의 모든 방향에서 작용하는 힘의 작용을 고려하여 무게 중심을 잡고 일어서야 한다. 짐을 지고 가려면 먼저 자기가 가야 하는 방향을 결정해야 하고 언제나 자기가 원하는 방향의 반대쪽 가치는 버리고 가야 한다.이런 경우 자기가 선택한 쪽으로 작용하는 힘의 효용가치가 반대쪽와 비교해서 어느 쪽이 더 큰지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짐을 지고 갈 때는 짐의 무게 중심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적당한 기울기를 조절하며 가야 한다.과유불급의 정신이 필요한 것이다. 때문에 그들은 선택해야
했을 것이다. 

 장비가 부족하고 도로 사정도 연락해 차량 대신 민간인들이 직접 탄약과 보급품을 실어날랐던
지게부대,  국군과 무장공비간의 치열한 교전이 벌어진 지역에서 기계로 군수품을 나르다가 공비의 총에 맞아 전사했던 그들이 생각난다. 

 평범하게 열심히 살았던 그들이 폭탄소리,총소리로 가득한 가운데 피로 물든 역사, 그 역사를
적은 붉은 지게다.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될 전쟁, 그속에서 고통 받았던 그들의 심정이 소설에고스란히 남겨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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