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왜 그렇게 생겨 먹었니 - 살아보니 '이렇게 된' 서른 살 이야기
김씨방 지음, 사유 그림 / 책밥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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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지만 덜 자란 것 같은 느낌이 꽁낭꽁낭 들던 시기에 산 책이다.
제목과 삽화가 맘에 들어서 샀는데 다 읽고 나니 마음에 꼬소한 참기름 향내가 진동한다.

 

작가는 최근 나오는 여타의 일상 에세이들처럼, 힐링하자고 함부로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말들은 제차 아낀다. 자신의 가족, 유년시절, 직장에서 사투 중인 풍경의 단백한 풍경들, 나의 장례식 등 보통 사람들이 공감할 만한 주제들을 가져와 "당신은 어떤 모양을 갖고 있나요?" 하고 넌지시 독자에게 말을 건넨다.

 

그 말은 가볍게 귀에 꽂히지만 묵직한 펀치를 맞은 듯 내내 앓게 된다. 

나와 주변의 모양들을 생각하게 된다. 우리 엄마의 가방 속, 아버지의 월급 봉투, 플러스펜 자국으로 색색깔 옷을 입은 내 손등 모양 들 말이다. 

 

어쩌면 작가가 전한 이야기는 스무 살도, 서른 살도,

마흔 살도 공감할 만한 내 하루의 이야기들 같다.

일기처럼 읽다가 이무기처럼 마음에 들어 앉은 작가의 문장들.

김씨방 작가의 다음 작품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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