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우정은 포도주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근사해진다."(131) 책을 읽는 내내 머릿속에서 불쑥불쑥 떠오르던 친구들이 있었다. '우정'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떠올리고, 돌아보며 반성하고 또 앞으로를 내다볼 수 있는 우정이 있다는 게 새삼 너무 감사했다. 우리의 우정을 굳건하게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어린 시절 미숙하게 우정을 쌓았던 일화들, 시간이 지날수록 각자의 빛깔을 찾아가는 우리와 그런 서로를 응원하는 알록달록한 마음들까지 전부 떠올랐다. 키케로는 "진정한 우정은 선한 사람들 사이가 아니면 존재할 수 없다."(127)라고 말했다. 우리는 서로 얼마큼 다르고, 얼마큼은 닮아있지만 중요한 건 모두가 선한 마음을 지니고 있다. 어떤 친구가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문장들을 보며 그런 친구가 되지 못했던 것을 반성하기도 하고, 주변에 이미 그런 친구들이 있음에 감동을 받기도 했다. 한편, 서평단 신청을 했던 이유 중 하나인 또 다른 관계와 관련된 고민의 해답도 찾을 수 있었다. 내가 이 관계를 어떻게 대하고 있었는지 살펴봤는데 거기엔 역시 부자연스럽고, 순수하지 못한 불순물들이 섞여 있었다. 애초에 내가 가진 마음이 견고하지 않으니 그 관계 또한 연약할 수 밖에 없다. 어떻게 이 관계를 더 의미 있게 내 삶으로 품을 수 있을지, 이 관계에서 나는 어떤 마음으로 이들을 대해야할 지 고민해볼 수 있었다. 키케로의 지혜를 통해서 얼렁뚱땅 흘러가고 또 잊혀지는 관계들에 대해서 숙고해볼 수 있었다. 새삼 오랜 인연들에 감사해지고 뭉클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책이다. "우리의 기쁜 날들을 더욱 밝게 빛나게 하고 어려운 시절의 무게를 견딜 수 있게 돕는(62)" 우리의 우정에 건배하기 위해 우리의 우정만큼 근사한 와인 한 병을 나눠마셔야겠다.서평단으로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