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코어 히스토리 - 종말의 역사에서 생존의 답을 찾다
댄 칼린 지음, 김재경 옮김 / 북라이프 / 2020년 10월
평점 :
절판


이 글을 쓰는 지금 우리나라는 코로나 확진자가 200여명에 달했네요. 게다가 미국과 영국 그리고 일본은 신규 확진자가 연일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프랑스는 역대 최대 입원 환자로 병상 부족에 직면하는 등 지난봄에 이어 날씨가 추워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3차 대유행으로 진행되고 있는 듯해요.

 

그런데 역사적으로 보면, 청동기 시대부터 핵무기 시대의 위기까지 전염병의 대유행이나 환경오염에 의한 기후변화 그리고 핵전쟁 위협 등 인류의 생존을 위협했던 위기는 언제나 존재했었어요. 언론인 출신이자 종말론을 주제로 한 미국 팟캐스트 ‘하드코어 히스토리’를 진행해온 저자는 우리가 직면한 코로나의 위협은 별 것 아니라는 듯이 인류가 견뎌온 비참한 역사적 현장들을 보여주고, 역사에서 반복된 위기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짚어보면서 앞으로 벌어질 위기 시나리오를 살펴보고 있어요.

 

이 책에 나오는 다양한 인류의 위협 중에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역사상 가장 악명 높은 병원균 중 하나로 20세기 80년 동안 3억 명에서 5억 명을 죽음으로 이끌었던 천연두예요. 천연두는 심지어 우리나라 역사에도 자주 등장하는데요. 자식들을 천연두로 잃고 본인도 천연두로 고생한 정약용이 박제가와 더불어 천연두를 연구하고 '종두방서'를 쓰기도 했죠.

 

그런데 종두법의 시행으로 천연두는 1978년 사망자를 끝으로 박멸된 상태라고 해요. 현재 샘플은 각각 미국과 러시아가 보관하고 있는데 이 샘플이 테러의 수단으로 사용된다면 코로나를 능가하는 최악의 위기가 다시 한 번 발생할 것이라고 하네요. 결국 현대의 가장 큰 위기는 핵무기나 생물 무기처럼 인류 스스로 만드는 위기인 듯해요.

 

그리고 이 책에 나오는 인류 위기의 또 하나의 반전은 사상 최악의 질병으로 꼽히는 흑사병이 유럽을 휩쓸고 지나간 뒤 당시 서방 사회에 자리 잡고 있던 계급 체계가 완전히 무너지고, 인류 역사상 의학 기술이 최고로 발전하는 등 결과론적으로 사회나 학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는 점이에요. 다시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가 재창궐하고 있는 양상이네요. 마스크 쓰기가 지긋지긋한데, 언제쯤 코로나가 끝날까요? 포스트코로나를 다룬 적지 않은 분량의 이 책을 다시 꼼꼼히 읽으면서 코로나에 잘 적응해서 잘 살아남는 지혜를 배워보려 해요.

 

"본 서평은 부흥 까페 서평 이벤트(https://cafe.naver.com/booheong/198431)에 응하여 작성되었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음식으로 읽는 로마사 - 1,000년을 하루 만에 독파하는 최소한의 로마 지식
윤덕노 지음 / 더난출판사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TV를 켜면 먹방 프로그램으로 끊임없이 나오고 SNS에는 맛집 인증샷이 넘쳐나요. 솔직히 부모님들은 남 먹는 것 보는 게 뭐가 재미있다고 방송마다 보여주느냐고 전파낭비라고 비판하시지만 그러한 현상이 성장 중심의 사회에서 웰빙을 추구하는 시대의 흐름이 아닐까 생각하네요. 이처럼 어느 때보다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음식이나 맛집에 관한 책들도 덩달아 쏟아지고 있네요. 그런데 이 책은 지금까지 나왔던 음식이나 맛집에 대한 책들과는 조금 다르게 와인을 물 대신 마시며 올리브 열매를 즐겨 먹던 로마인 식사를 통해 방대한 로마 제국의 역사를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게 이야기 해주는 책이에요.

 

한마디로 이 책은 음식문화 저술가인 저자가 바로 로마 음식에 대한 보고서이자 한 편으로 음식으로 풀어본 로마사네요. 그래서 음식과 역사를 좋아하는 저에게는 ‘바로 이 책이다’라고 책을 읽고 싶다는 욕구가 샘솟아서 열심히 읽었습니다. 로마제국은 유럽역사에서 가장 큰 미스터리 중 하나일 것입니다. 이 책의 1장에서 언급되고 있듯이 어떻게 조그마한 도시국가에서 이탈리아 반도 및 유럽 그리고 지중해를 넘어 북아프리카와 페르시아와 이집트까지 지배하였던 유럽과 북아프리카 그리고 서아시아를 아우르는 고대 최대의 제국이 될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 아직도 다양한 해석들이 제시되고 있죠.

 

이 책은 음식으로 읽는 로마사라는 제목답게 1200년이 넘도록 제국 위용을 과시한 로마의 위대함을 강력한 군사력이나 정치 체제가 아닌 로마 경제력, 그중에서도 기간산업이라 할 수 있는 음식 산업에서 원동력을 찾고 있어요. 또 로마 역사를 정치사적 관점이 아니라 물자의 이동이라는 경제적·물류적 관점에서 보면 많은 것이 새롭게 보인다고 지적해요. 음식이 로마사에 영향을 미친 것과 상호작용으로 저자는 양치기 목동 로물루스가 이끌던 라틴 부족 집단이었던 로마가 어엿한 국가로 발전하고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하는’ 제국으로 발돋움하기까지 결정적인 순간마다 로마인이 먹는 음식은 달라졌다고 봐요.

 

예를 들어 로마 최초의 1번 가도 역시 정복 전쟁에 필요한 도로가 아니라, 소금을 운반했던 소금길인 ‘비아 살라리아(Via Salaria)’이었고, 로마인들은 새롭게 확보한 길을 통해 소금, 밀, 와인, 올리브, 생선, 젓갈, 향신료 등 다양한 식품을 들여왔어요. 특히 굴 맛에 빠진 로마인들이 알프스산맥을 넘어 1200㎞가 넘는 곳에 위치한 영국 땅에서 굴을 실어오면서 운송 및 저장 산업, 숙박업 등이 번성했다는 점을 볼 수 있네요.

 

이 책은 이렇게 로마 제국의 영광이 음식 산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임을 정말 다양한 지도와 사진을 통해서 쉽게 이야기하고 있어요. 서두에 말했듯이 유사 이래 먹고 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었다는 21세기에 오히려 먹방이 유행하는 상황이 조금 아이러니스럽기는 하네요. 그래도 먹는 것을 좋아하는 저에게는 나쁜 현상으로 보이지는 않아요. 역사에서도 사회사 생활사가 강조되고 있는 듯해요. 한 때 없는 돈을 모아서 '페르낭 브로델'의 물질문명 시리즈를 열심히 사서 읽었던 저로서는 이렇게 음식을 통해서 역사를 살펴본다는 시도 자체가 반갑네요. 음식과 로마사의 관계를 다양한 자료를 통해서 재미있게 풀어낸 책이에요.

 

"본 서평은 부흥 까페 서평 이벤트(https://cafe.naver.com/booheong/198432)에 응하여 작성되었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은밀하고도 달콤한 성차별
다시 로크먼 지음, 정지호 옮김 / 푸른숲 / 2020년 10월
평점 :
절판


우리 사회가 민주화가 되고 경제적으로 발전을 하여도 학교 내 직장 내 왕따나 갑질 그리고 외국인 혐오를 비롯한 각종 차별현상은 그리 크게 줄어드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일부 측면에서는 더 지능적이고 심각한 차별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에요. 특히 성차별은 인구의 한 쪽 성을 차별하는 광범위한 차별로 고식적이고 삐뚤어진 교조적 유학이 뿌리깊게 지배해 온 사상을 바탕으로 아직도 근절되지 못하고 있죠.

 



심지어 백여 년 간 성차별을 위해 싸워 온 선진국인 미국에서도 아직도 성차별이 문제가 되는데요. 이 책은 미국 뉴욕에서 20년간 성인과 부부를 대상으로 상담해온 임상심리학자이자 저널리스트인 다시 로크먼이 100여 명의 부모를 인터뷰하고, 여성을 돌봄과 양보의 최전선으로 몰아가는 성차별주의의 오류를 짚어내며 ‘충분히 평등해졌다’는 착각에 이의를 제기하는 책이에요.

 

저자는 1980~1990년대에 태어난 남녀는 동등하게 교육받고 대학을 졸업한 뒤 취업하고 결혼하고, 또 평등이라는 가치를 배우고 자랐지만 평등의 가치는 아이가 태어나면서 무너진다고 지적해요. 주 양육자가 누구인지 살림 담당은 누구인지 묻기도 전에 몫은 여자에게 돌아가며 남편들은 가끔 도와주는 정도라는 것이죠. 저자는 저항을 불러일으키는 ‘적대적 성차별’과는 달리 여성을 다정하고 따뜻한 인격체라고 칭송하며 교묘하게 진행되는 ‘온정적 성차별’은 사회 변화를 위한 집단행동을 억누른다고 강조해요.

 



이로 인해 ‘모든 일을 처리하는 사람’이라는 지위를 부여받은 여성들은 오랜 시간 무임금 노동을 떠맡아야 했다. 미국 노동통계국과 퓨리서치센터가 발표한 최근 가사노동 시간 기록에 따르면 맞벌이 여성과 남성의 가정 내 육아 분담률은 65 대 35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지난 20년간 변하지 않았다고 하죠.

 

그렇다면 해결 방안은 무엇일까요? 저자는 무엇보다 ‘엄마가 가장 잘 안다’는 정해진 틀이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해요. 밀레니얼 엄마들은 ‘좋아요’ 숫자와 댓글 반응을 통해 엄마 역할 수행 능력을 과시하고, 다른 부모와 ‘경쟁’ 의식을 느끼기도 하는 등 이 정해진 틀은 SNS를 통해 갈수록 은밀해지고 뚜렷해지고 있다고 해요. 이 책을 읽으면서 성차별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네요. 제목처럼 고용 차별 등 겉에 보이는 차별, 법으로 금지된 차별은 줄어드는 듯하지만, ‘은밀하고도 달콤한’ 성차별은 아직도 뿌리 깊게 남아 있죠. 미국은 물론 우리나라에도요.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이에요.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가 나에게 살라고 한다 시가 나에게 살라고 한다 1
나태주 엮음 / &(앤드)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표적인 소통 수단이 카톡이고 유튜브 등 영상 매체가 지배하는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시'란 과연 무엇일까요? 이 책은 그러한 우문에 대한 현답인 듯해요. 아무리 과거보다 잘 살게 되고 엄청난 기술적 진보가 이루어져도 더 우울해지고 더 불행해지는 이유가 뭘까요? 특히 요즘 코로나 시국에 코로나 우울을 넘어서 코로나 레드로 이어지는 이러한 현상을 현대 기술이나 각종 SNS 등 소통 수단이 해결해 주지 못하고 오히려 확대 재생산 하는 모습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여기 이 책에서 나태주 시인은 우리에게 다시 '시'로 고개를 돌려 보라고 제안합니다. 시가 자신에게 그랬듯이 '당신에게도 살라고 한다'고요. 이 책에서 나태주 시인은 극한 상황 속에서 자신을 일으킨, 삶을 위로하고 다시 살아갈 힘을 준 국내시 114편을 우리에게 전해 주고 있어요. 나 시인은 한때 병마와 싸우며 죽음의 문턱에 이르기도 했다는데요. 당시 그를 위로한 시 윤동주 '별 헤는 밤'부터 이병률 '내 마음의 지도'까지 골라 자신의 개인적 경험과 함께 이 책에 담았어요.

 

나태주 시인은 이 책을 통해서 사람을 살리는 시를 생각한다. 사람의 마음을 쓰다듬어 주고 늘어진 어깨를 일으켜주는 시를 생각한다. 그야말로 사람과 동행하는 시들이라며 이 책에 모은 많이 힘들고 고달픈 날들, 나를 살리고 나를 위로해 준 시들이 이 책을 읽는 분들도 살려주고 일으켜주고 용기 또한 빌려줄 것으로 믿는다며 이 책을 쓴 동기를 밝히고 있어요.

 



얼마 전 충청남도 공주시에서 ‘공주풀꽃문학관’이 개관했다는 뉴스를 보았어요.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이제는 국민시로 사랑받는 시 ‘풀꽃’의 작가이자 이 책의 저자인 나태주 시인의 문학세계를 위하여 공주시가 만든 문학관이죠. 이 책은 문학관을 통해서 지금은 코로나로 힘들지만 ‘너와 함께’ 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는 저자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지는 시집이자 감상서로 꼭 두고두고 품에 안고, 읽어보고 싶은 책이에요.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이에요.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상상이 현실이 되는 순간 - 시대를 앞서간 SF가 만든 과학 이야기
조엘 레비 지음, 엄성수 옮김 / 행북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전에 sf소설을 읽고 그 소설에 나오는 기술에 감탄을 했었는데요. 요즘 스마트폰 드론 등 그 sf소설 속 첨단 기술들이 하나씩 현실화되는 것이 놀라우면서 또 두렵기도 하네요. 이 책은 제가 감탄했던 그 소설들을 다시 끄집어내어 현대 기술과 연결을 해주는 책이에요. 이 책을 읽으면서 예전에 읽거나 보았던 기억들을 소환해서 지금 기술과 꼼꼼히 비교해 볼 수 있었어요. 특히 sf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이야기해주니 관심을 많이 가져서 좋았네요.

 

이 책은 크게 다섯 파트로 나누어져 있는데요. 파트1에서는 ‘우주 & 교통’ [전격Z작전]의 키트부터 자율주행 자동차까지 다루는 인공지능 자동차부터 언텍트 시대에 초연결을 가능케 한 월드 와이드 웹의 탄생을 다루는 ‘사이버 공간’까지 모두 18개의 분야에 걸쳐 기술하고 있어요. 여기에는 니콜라 테슬라, 베르너 폰 브라운 같은 혁신적인 발명가는 물론 쥘 베른, 올더스 헉슬리, 아서 C. 클라크, 아이작 아시모프 같은 SF계에 한 획을 그은 작가와 그들의 작품 그리고 너무 재미있게 보았던 [스타트렉]이나 [6백만 달러의 사나이] 같은 이제 고전이된 명작 영화 및 TV 시리즈 등도 만날 수 있어서 반가웠네요.

 

이 책에 언급하고 있는 과거의 SF작가와 과학자들의 상상이 현실이 된 사례에는 조제 웰스가 언급한 원자폭탄, 윌리엄 깁슨이 창조한 현금 없는 사회 및 에드워드 벨러미의 원격조종 드론, 스타트렉의 3D 프린터, 아이작 아시모프 소설의 단골 소재인 무인 자동차 등 많은 SF 및 현실 속의 기술들도 접할 수 있어요.

 

이 책은 다양한 책과 잡지의 표지, 역사적인 그림과 문서 및 영화와 인기 TV 시리즈의 장면 그리고 오늘날 현실로 재현된 기술과 관련된 사진 등이 수록되어 있어서, 어려운 과학과 발명품에 대해 이해도를 높여주고 잘 전달해주는 책이에요. 그래서 가독성이 정말 좋아서 두꺼운 책이지만 금방 읽어 내려 갈 수 있었어요. 이 책은 무엇보다 온 가족 누구나 두고두고 읽어 볼만한 좋은 교양 과학서라 생각해 일독을 권해요.

 

* 북뉴스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이에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