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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원숭이의 한의학 강의
다모 미첼 지음, 스펜서 힐 그림, 조수웅 옮김 / BH(balance harmony) / 2020년 11월
평점 :
이 책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황제내경소문>을 그래픽 노블로 표현해 낸 책이라 하겠어요. 더 정확하게는 황제내경소문 중에서 황제(黃帝)와 기백(岐伯)이 나누었던 이야기를 황금 원숭이와 그의 스승 마스터 보(BO)의 이야기로 새롭게 풀어낸 그래픽 노블이에요. 사실 2000년 전의 지식이 지금까지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은 그다지 놀랄 만한 일은 아니죠. 고대에 이룩된 불교나 기독교 같은 종교는 오늘날에도 가장 강력한 종교이기도 하고. <논어>나 <노자>, 플라톤의 <국가>, 아리스토텔레스의 <윤리학> 등은 현대사회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고전이기도 해요.
그리고 고대 동아시아에서 탄생한 몸을 이해하며 병의 성격을 규정하고 몸의 병을 읽어내어 그에 대해 적절한 치료법을 제시하는 한의학 지식체계가 오늘날 한의학의 골격을 이루고 생생히 살아 있어요. 그런데 과학과 의학이 고도로 발전한 21세기에도 2000여 년 전의 의학지식이 현대의 과학시대에서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사실은 정말 놀랄 만한 일이죠. 동아시아의 의학이 언제, 어떻게 탄생했는가?에 대한 논의는 분분하지만 몸과 병, 치료술을 일관되게 유기적으로 설명하는 동아시아에서 현존하는 최초의 의학 저술인 <황제내경>이 고대 한의학 역사의 분기점이라는 점은 확실해요.
이 책의 제목이자 주인공으로 알나오는 ‘황제’는 의학 이외에도 병장기, 배와 수레, 활과 화살, 의복 등을 창안한 인물로 중국 고대 전설상의 다섯 제왕 중 하나로 알려져 있어요. <황제내경>은 <소문>과 <영추>라는 두 종류의 책으로 나누어져 있고 대부분 황제와 그의 스승들의 문답 형식을 띠고 있어요. 이 중 이 책이 해설하는 <소문>은 평소의 문답 또는 음양오행에 관한 중요한 질문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해요.
이 책은 한의학에서 가장 중요한 책이지만 접근하기 어려웠던 <황제내경소문>의 황금원숭이와 마스터 보와의 대화를 그래픽으로 풀어내어 쉽게 읽고 볼 수 있게 풀어냈는데요. 예를 들어 황금원숭이의 첫 질문인 ‘현자여, 과거에 정글의 동물들은 100살이 넘어도 어떤 쇠약한 증상이나 질병의 징후가 없었는데 현 시대의 동물들은 그렇게 오래 살지 못합니까?’에 대해서 마스터 보는 ‘고대의 동물들은 음양의 법칙을 충실히 지켰고 건강한 음식을 먹었으며 우주와 조화를 이뤘고 내적인 수련을 했지. 그들은 적당한 시간에 일어나 정해진 시간에 잤으며, 무리하게 몸을 쓰지 않았고 자기조절의 중요성을 이해했지만...”라는 대답을 하죠.
이렇게 이 책은 계속되는 문답을 통해 우리 몸과 건강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어요. 이렇게 한의학의 기초이룬 황제 내경을 이렇게 그래픽 노블로 볼 수 있다니 정말 놀랍고 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예전에 황제 내경을 접할 일이 있었는데 문답식이라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지만 옛날 문헌이라고 전문적이라 읽기가 쉽지 않았어요. 이 책은 전문성과 재미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낸 책인 듯해요. 집에 두고두고 꺼내 읽어볼 좋은 책으로 또 가족들 건강지킴이로서 이 책을 추천해요.
* 책과 콩나무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