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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로 읽는다 리스타트 한국사 도감 - 한국사를 다시 읽는 유성운의 역사정치 ㅣ 지도로 읽는다
유성운 지음 / 이다미디어 / 2020년 12월
평점 :
요즘 한국사 공부에 재미를 들이고 있어요. 공부하면서 느끼는 점이 우리나라 역사인데도, 공부할수록 더욱 더 공부할 것이 많다는 것이에요. 그런데 아쉬운 것이 제가 주로 공부하는 책이 내용은 풍부한 데, 지도가 거의 없다는 것이었네요. 그런데 이 책이 바로 그렇게 부족한 점을 채워줄 딱 제가 찾던 책이라 정말 큰 기대를 가지고 읽기 시작했고 단순히 지도와 자료뿐만 아니라 역사에 대한 더 깊은 이해에 있어서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었어요.
이 책은 저자가 2017년부터 3년간 중앙일보 지면과 온라인에 연재한 '유성운의 역사정치'를 보강한 것으로, 크게 나눠 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고대 삼국시대의 역사를 오늘날 현실 정치와 연결시키는 게 그 출발점인데요. 이후 고려를 거쳐 조선시대는 '국왕' '사림(士林)' '임진왜란'으로 세분해 각각의 역사에서 21세기 지금의 한국 정치와 연계시킬 지점을 찾아내고 있어요. 나아가 이 책은 현재와 역사의 퍼즐 맞추기를 통해 한국사 다시 읽기를 시도하고 있어요. 즉 한국사의 고질적인 문제인 소위 ‘국뽕’을 걷어낸 채, 역사 속의 인물이나 사건을 중국과 일본의 국제관계 속에서 객관적으로 다루려는 시도와 노력을 하고 있는 점이 돋보이는 책이에요.
이 책에서 저자는 강화도에서 40년 가까이 몽골을 상대로 버텼던 고려의 모습에서 북한을 그려내고, 급진적 토지 개혁을 추진하고 정작 자신들은 수십만 평 토지를 챙긴 조선 초기 공신들과 ‘인서울’에 여념이 없던 사대부들에서 현 정권을 떠올려요. 또 코로나 사태와 관련해서, 17세기 초에 대규모 가축과 함께 이동했던 후금의 군대가 퍼트렸던 우역(牛疫)을 살펴봐요. 1627년 처음 보고된 우역은 병자호란을 전후한 1630~40년대에 발생 건수가 최고조에 달했는데, 우역이 크게 번져 살아남은 소가 한 마리도 없다는 기록을 볼 수 있어요. 이는 가축의 전염병에 그치지 않고 소 가격 폭등 및 농업 차질과 인력 부족 그리고 일본과의 외교까지 연쇄 효과를 가져왔다고 해요.
역사 공부를 하면서 느낀 점이 역사는 무조건 지도와 사료로 공부해야한다는 것이에요. 역사는 결국 사람과 지역이 결합하여 이야기되는 것으로 지도와 사료를 통해서야만, 사람과 국가의 활동과 그 지역의 역사에 대해서 제대로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수많은 지도와 사료를 담고 있어서 아이들에게는 더할 나위없는 한국사 학습서이고, 저에게도 좋은 한국사 가이드이자 도감으로서 꼭 필요한 책이라 생각해요.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이에요. 북뉴스의 소개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