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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의 삶과 작품세계 - 문학인생 반세기
박경범 지음 / 북스타(Bookstar) / 2020년 11월
평점 :
한 때 이문열의 문학이 진보의 상징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어요. <젊은 날의 초상> <사람의 아들> <그대 다시 고향에 가지 못하리> 같은 작품을 읽을 때 현실에서 고뇌하고 또 좌절하는 주인공들을 통해서 신선한 충격과 젊은 날의 낭만을 느꼈었죠.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문열은 보수의 화신처럼 여겨지기 시작해서 아이러니하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또 하나의 아이러니는 중국의 고전을 평역한 ‘이문열의 삼국지’가 이문열의 수많은 작품 들의 대표작으로 불린다는 점이에요. 이문열도 어느 인터뷰에서 삼국지가 자신의 대표작으로 불리는 데 아쉬움을 표하는 데요. 이문열의 삼국지는 한국의 ‘삼국지 열풍’을 견인하고, 출간 이후 30여 년간 2000만 권 이상 팔렸는데, 그 이상 팔린 책은 4600만 권이 팔렸다는 홍성대의 ‘수학의 정석 정도라고 하니 정말 대단하네요. 최근 개정판이 발간되었다고도 해요.
이 책은 제목처럼 이문열의 삶과 작품세계를 즉 그의 문학인생 반세기 반추해보는 책이에요. 이 책은 크게 2개의 부로 나누어져 있어요. 1부는 ‘이문열의 자기실현’ 여섯 개의 장으로 나누어져 있는데요. ‘1998년 부악문원’으로부터 시작해서 ‘이문열과 한국문단’ 그리고 이문열과 함께한 시대의 화두인 이념과 아나키즘 그리고 영웅시대와 변경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있어요.
2부에서는 ‘사람의 아들’로부터 시작해서 ‘호모 엑세쿠탄스’까지 모두 10개의 작품을 순서대로 해설하고 독해하고 있어요. 이런 작품을 찬찬히 살펴보면, 어떤 이유 때문인지 이문열은 이른바 민주화의 시기라고 할 수 있는 90년대를 기점으로 낭만주의자가 아닌 보수주의자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명료하게 피력하기 시작했고, 특히 육성을 동반한 칼럼과 강연의 형태로 그것을 표현하는 데 주저하지 않은 듯 보이네요. 한때 이문열의 문학에 열광했던 일인으로 이 책을 통해 이문열의 문학에 대해서 되새겨 볼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 책과 콩나무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