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미학 1 : 메이드 인 코리아의 기원
최경원 지음 / 더블북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요즘 음악이나 음식 등의 한류가 예전의 유행 수준을 넘어서 하나의 신드롬이 된 느낌이에요. 요즘 한류에 대해서 말하면 방탄소년단과 케이팝을 첫 번째로 거론하는 분들이 많으시겠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한류는 우리나라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선사시대부터의 한류를 뜻해요. 즉 저자에 따르면 유물들의 실용성과 심미성 등을 분석해 오늘날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한류가 실은 우리 문화의 유구한 역사와 관련 있다는 것이죠.

 

이 책에는 선사시대부터 통일신라시대에 이르기까지의 우리 한류 유물을 다루고 있는데요. 구석기 시대에는 맥가이버 칼을 능가하는 만능 도구였던 주먹도끼를 비롯해 최고의 디자인을 자랑하는 빗살무늬 토기, 고구려 시대의 아르누보였던 불꽃문 투조 금동보관, 백제 조형미의 대서사시인 금동대향로, 기운생동이 압축된 세 발 항아리 그리고 통일신라의 미적 타임캡슐인 감은사지 동탑 사리구 등 30가지의 유물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 책은 이러한 한류 유물에 대한 단순한 소개를 넘어서 저자가 직접 그린 디자인 이미지로 우리 한류의 유물의 뛰어난 디테일을 설명한다는 점이 돋보이는 책이에요.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하고 지금 서울대 등 여러 대학에서 디자인을 강의하고 있는 저자는 10년 동안 전국 박물관과 유적지를 발로 뛰어다니면서 작업한 수천 컷의 그림과 사진을 토대로 책을 썼다고 해요.

 

구체적으로 백제 조형미의 대표격인 금동대향로에 대해서 향로 꼭대기 봉황 형상의 속도감 넘치는 선과 100여 개 캐릭터를 품은 몸통도 대단하지만, 향로의 절정은 입으로 몸통 아래를 물고 치솟으면서 현란하고 힘차게 꿈틀거리는데 머리 쪽으로 들어올린 용의 다리 하나는 현기증을 일으킬 정도로 조형미의 극치를 연출을 보여주는 받침대에 있다고 지적해요. 이외에도 고구려 강서대묘 사신도의 대표작은 튼튼한 구도 위에 뱀을 그려 넣어 휘황찬란한 곡선이 춤을 추도록 한 현무도에 대한 이야기나 조형적 완성도나 세련된 스타일 그리고 힘찬 인상이 중국과 일본의 유물 수준을 훌쩍 뛰어넘어 저자가 통일신라 대표 유물로 꼽는 귀면와에 대한 설명이 인상적이었네요.

 

요즘 아이돌 드라마 음식 등으로 한류가 유행이라는데 사실 한류의 기원은 우리의 전통이 아닐까해요. '한류 미학' 시리즈는 우리의 한류의 기원과 현재를 선사 시대에 최초로 등장한 유물인 주먹도끼에서부터, 청동기 시대, 삼국 시대, 통일신라 시대, 고려 시대, 조선 시대 그리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역사적인 유물들을 디자인 인문학적 관점에서 수년간 기획 조명한 모두 다섯 권으로 보여주는 정말 대단하면서 야심 찬 기획이라 앞으로도 정말 기대되네요. 첫 권의 책소개 글과 그 내용을 보니 여기 나오는 우리 선조가 만든 다양한 유물들과 관련 물품들의 사진과 그림만 봐도 충분히 소장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해서 신청해요.

 

* 책과 콩나무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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