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 세습 - 중산층 해체와 엘리트 파멸을 가속하는 능력 위주 사회의 함정
대니얼 마코비츠 지음, 서정아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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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사실 지난해 미국에서 “능력주의 함정(The Meritocracy Trap)”이란 원제로 출간한 책을 번역한 책이에요. 여기서 ‘능력주의(Meritocracy)’라는 용어는 영국 사회학자 마이클 영이 1958년 자신의 풍자소설인 “능력주의(The Rise of the Meritocracy)”에서 소개한 용어로 ‘능력 혹은 실력에 의한 지배’를 의미한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과연 능력주의 함정이라는 것이 무슨 의미일까요? 저자는 귀족적 특혜나 계급적 차별을 철폐하는 명분으로 힘을 얻어온 ‘능력’은 마치 ‘기회의 균등’을 보장하는 듯하지만, 더 공고한 계급의 대물림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어서 능력조차 불평등한 배경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해요. 심지어 능력 위주 사회의 지배자이자 수혜자인 엘리트조차 또 다른 파멸로 향하고 있다고 지적하네요.

 

그렇다면 능력주의의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능력주의 함정에서 벗어날 대안은 없을까요? 저자는 능력주의 함정을 벗어날 몇 가지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데요. 우선 중산층에게도 다양한 교육기회가 열리도록 해야 하며, 중산층 노동을 촉진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교육과 노동 분야의 개혁이 중요하다고 해요. 사회적 이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먼저 엘리트 대학의 세금 혜택을 없애고 이들 대학의 입학 정원을 늘리자고 제안해요. 나아가 이 방안들은 정부가 나설 수밖에 없으므로 궁극적이자 근본적 대안으로 ‘민주적인 평등의 새로운 정치학’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어요.

 

한국 정치와 사회를 소용돌이로 몰아 넣었던 조국 사태와 박근혜 탄핵도 사실 조국의 아들 딸과 정유라의 학교 진학으로 시작되었죠. 그리고 최근 의대 로스쿨 진학자들의 대부분이 부유층 자식들이라는 통계도 나왔습니다. 이처럼 박근혜 정권을 몰락시킨 계기 중 하나도 최진실의 딸 정유라의 이화여대 부정입학 및 그 은닉 사건이라고 할 정도로 많은 한국인들이 일부 특권층의 연줄과 갑질에 의한 불공정한 현실에 분노하고 하며 살아가고 있죠.

 

그래서 저자의 ‘엘리트들이 물리적 자산을 상속하기보다 인적 자본에 직접 투자하는 방식으로 유산을 물려주고 있고, 이는 중산층 이하에서는 따라갈 수 없는 격차다. 하버드와 예일 대학에는 소득분포상 상위 1%에 속하는 가구 출신이 하위 50% 가구 출신보다 더 많이 재학하고 있으며, 한국 역시 비슷한 상황을 마주한다’는 지적에 적극 공감합니다. 우리 사회를 흔들고 있는 평등에 관한 논쟁의 본질과 그 해결책을 고민하는 분들이라면 일독을 권해요.

 

* 책과 콩나무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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