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없는 세상 - 개정판
앨런 와이즈먼 지음, 이한중 옮김, 최재천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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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인간이 없다면 어떤 세상이 올까요? 생각해보면 공상과학 영화 등에서 환경 악화 등으로 인간이 멸종 위기에 몰린 상황을 그린 작품은 종종 보았지만, 그냥 다른 환경에 아무런 변화없이 인간만 사라진 상황을 상상해보지는 못했기에 상상조차 잘 되지 않네요. 저자에 따르면 지구상에서 인간이 사라지고 난 뒤 이틀이 지나면 뉴욕의 지하철이 침수되고 3년이 지나면 도시의 배관이 터지고 건물 벽에 균열이 생길 것이며 300년 정도가 지나면 전 세계 곳곳의 댐이 붕괴하며 삼각주에 위치한 도시는 물에 쓸려갈 것이라고 해요. 즉 더 오랜 세월이 흐르고 나면 인간이 만들어놓은 문명의 흔적이 모두 없어질 날이 올 것이란 이야기죠. 즉 지구의 역사에서 인간이 차지하는 비중이 손톱에 낀 때보다도 더 미약하다는 것을 이 책은 적나라하게 보여 주고 있어요.

 

알고보니 5년 전인 2015년에 이 책의 저자는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자연에서 평화와 공존의 길을 찾다'란 주제로 열린 2015 세계 리더스 보전 포럼 개회식 기조강연을 통해서 한국 비무장지대(DMZ)는 인간이 사라진 곳에 자연이 어떻게 변화해가는 지를 가장 놀랍게 보여주는 곳이라고 지적했네요. 나아가 역사와 언어, 혈통을 같이하는 두 나라의 군대가 서로 충돌하지 않도록 완충지 역할을 하는 DMZ라는 인간이 살지 않는 이 땅에 아시아 흑곰과 고라니 그리고 담비 및 두루미 등 멸종위기 생물종이 사는 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자연 서식지가 되는 기적을 보여준다고 이야기하고 DMZ를 세계인류 평화공원으로 만들어 자연 생태계를 보전해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도 단순히 인간 없는 세상을 원했기 때문이 아니라 저자의 그러한 관점의 연장선에서 DMZ와 같은 복원된 건강한 지구에 대해 읽으면서 독자들이 어떻게 하면 우리가 자연과 함께 조화롭게 살 방법을 고민하길 원해서였다고 해요. 사실 2007년에 출간된 이 책에는 인간이 멸종했을 때 지구 생태계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을지를 가정하고 이러한 상황이 닥쳤을 때 자연은 인간이 존재했던 자리를 빠르게 복구하며 더욱 아름답게 가꿔 나간다는 사실을 하나하나 세세하게 이야기하고 있어요. 저자는 이를 통해서 현재의 환경위기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큰 재앙을 몰고 올 수 있기에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나아가 우리가 자연과의 지속가능하고 유효한 균형점을 찾는다면 모든 인간과 생물이 공존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어요.

 

이 책에서 언급하듯이 코로나19의 창궐이 인간에게는 재앙이었지만, 환경과 다른 동물들에게는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죠. 그만큼 우리들의 활동이 환경을 얼마나 해치고 있는지 반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듯해요. 그런 측면에서 인간 없는 세상을 다루는 이 책은 시의적절하면서도 우리에게 큰 시사점을 주는 책이에요. 특히 자라나는 세대인 아이들과 어른이 함께 두고두고 읽기에 좋을 책으로 일독을 권해요.

 

* 북뉴스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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