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는 이렇게 쓴다
나카무라 구니오 지음, 이현욱 옮김 / 밀리언서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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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보고 너무 마음에 들었던 것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거의 모든 작품들을 언급하고 그 글쓰기를 풀어내고 있다는 점이었어요. 한마디로 이 책은 제가 좋아하는 하루키의 작품들을 다시 리뷰할 수 있는 하루키 소설과 그의 글쓰기 방법에 대한 완결판이라 하겠어요. 이 책을 받고 제일 먼저 이 이 책에서 가장 마지막 47편에 나와 있는 ‘기사단장 죽이기’에서 배우는 ‘재구성력’ 편을 읽었어요.

 

이 소설은 아내에게 갑자기 이별을 통보받은 초상화 화가가 불가사의한 일에 휩쓸리면서 마음의 상처를 극복하려는 내용을 담았는데요. 무엇보다 일본 제국이 저지른 난징 대학살에 대해서 언급해서 화제가 된 작품이기도 해요. 저도 읽고 너무 감동을 받은 작품이었고요. 이 책의 7편 ‘작가는 진실을 밝히는 사람이다’에서도 과거를 반성하지 않고 진실을 숨기며 군사대국으로 헌법 개정을 꿈꾸는 일본 우익들에 대해서 하루키의 ‘기사단장 죽이기’를 통한 직접적인 비판을 볼 수 있어요.

 

저자는 하루키의 문장을 배우는 것은 맛있는 요리의 레시피를 익히는 것과 비슷해서 접속사 하나, 즐겨 사용하는 재료를 문장과 이야기 속에 어떻게 버무리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맛을 낸다고 지적해요. 재료를 넣는 순서에 따라서도 맛이 달라지듯이 하루키의 문장은 정교하고 또 규칙성을 띤다고 해요. 이는 하루키가 즐겨하는 장소와 음식, 명언 등이 소설 곳곳에 규칙적이고 또 반복적으로 장식되어 있는 것에서도 볼 수 있죠.

 

또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일본 소설가인 하루키에게서 음악을 뺄 수는 없을 거에요. 그는 ‘글 쓰는 법을 음악에서 배웠다’고 말했을 정도로 음악을 사랑하며 그의 작품 속에도 음악의 냄새가 깊이 풍겨 나죠. 실제로 하루키는 그의 소설에 종종 나오는 것 같은 종류의 재즈바를 실제로 운영하기도 했으며, 많은 작품에서 음악을 중요한 키워드로 등장시키고 있어요. 이 책에서도 하루키의 음악 코드에 대해서 많이 언급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25번째 규칙에서 ‘팝적인 키워드를 여기저기에 써넣는다’와 26번째 ‘유명한 음악을 배경음악으로 사용한다’ 그리고 32번째 ‘고전음악의 우아하고 아름다운 세계를 표현한다’ 등이 있어요. 이처럼 그의 삶에서 뿐만 아니라 그의 소설이나 에세이 속에서 음악은 아주 중요한 창작배경이자 도구로 꼽히고 있죠.

 

하루키의 오래된 팬으로서 매년 노벨상 수상자로도 거론되는 그의 문학이 이 책 한 권에 다 담겨 있는 듯해요. 하루키의 글쓰는 법을 배우는 것은 덤이고요. 사실 글을 쓰다보면 답답할 경우가 많죠. 왜 이리 잘 안 써지는 지, 문장이 이렇게 엉망인지.. 등 좌절할 때가 있어요. 이 책은 일본의 대표적 작가인 하루키의 문학과 언어에 대해서 이야기 한 것의 종합판으로 더 좋은 글쓰기를 위해서 무엇보다 하루키의 소설을 다시 읽어 보는 좋은 기회로 이 책을 읽어보시면 좋을 듯해요.

 

* 책과콩나무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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