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주주 -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강력한 무기
데이비드 웨버 지음, 이춘구 옮김 / 맥스미디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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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지난 2003년 미국의 슈퍼마켓 체인 세이프웨이에서 일어난 대규모 파업 이야기로 시작해요. 당시 세이프웨이의 CEO였던 스티븐 버드는 무분별한 기업 쇼핑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개선하기 위해서 임금 동결에 건강보험료의 노동자 부담 비율 인상, 신규 채용자 임금 삭감에 이르기까지 노동자의 임금에 손을 대려 했어요. 버드는 노조의 파업을 예상하고 미리 자신의 지분을 매각해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을 마리 차단하는 한편 스톡옵션으로 경영진의 충성심을 매수했다고 해요.

 

그렇게 장기화하는 파업으로 파업 비용이 임금 삭감분을 넘어서면 순순히 노조가 항복할 것이라는 계획이었지만, 결국 그의 뜻대로 되지 않았는데요. 버드와 그 일당이 싸울 적은 세이프웨이 노동자뿐만 아니라 노동자들의 뒤엔 이들과 힘을 합친 주주와 각종 노동자 연금 등도 있었다고 해요. 저자가 말하고 싶은 부분이 바로 이부분으로, 파업 후에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과 뉴욕시공무원연금 등은 악덕 최고경영자(CEO)의 전형적인 숫자 놀음에 놀아나지 않고 버드와 이사회의 손을 꽁꽁 묶으며 반기를 들었어요. 저자는 미국 경제계에서 이 파업은 노동자 자본이 힘을 모아 ‘악덕 계산법’에 철퇴를 가한 노동자 주주의 대표 사례로 손꼽고 있어요.

 

이 책에서 저자는 이러한 2003년 슈퍼마켓체인점인 세이프웨이 파업사태를 비롯해서 연금기금 운용자가 기금을 잘못 운용함으로써 기금의 주인인 노동자의 일자리와 건강보호 및 각종 급여가 줄어드는 문제 등 미국에서 발생한 다양한 연금 관련 쟁점 사례를 들어 노동자가 연금에 기반한 주식 소유권으로 자본주의의에서 권력을 행사하는 것 즉 ‘노동자 주주 행동주의’를 실천할 수 있음을 입증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러한 주주 행동주의에 대항해서, 중앙 집중식 운용 형태인 확정급여형 기금을 외부에 위탁해 개별 운용하는 확정기여형 기금으로 변경하려는 등의 방법으로 미국 일부 단체에서 연금을 해체해 주주 행동주의에 참여하려는 연금의 능력을 약화시키려고 파괴하려는 시도를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해요. 그래서 저자는 노동자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요. 그런데 현실에서는 연금으로 대표되는 노동자 자본의 파워는 정작 노동자 계층에서 제대로 인식되지 못한 채 저평가되고 있죠. 저자는 연금기금의 주체인 노동자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다른 노동자들과 함께 공동의 기반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이 책에서 거듭해서 강조해요. 솔직히 노동자 주주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했네요. 그런데 요즘 국민 연금의 적극적인 참여가 저자가 말하는 노동자 주주 행동주의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되네요. 물론 정부의 개입과 역할 그리고 그 제한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먼저 있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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