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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만 제국 - 찬란한 600년의 기록
오가사와라 히로유키 지음, 노경아 옮김 / 까치 / 2020년 7월
평점 :
얼마 전 넷플릭스에서 만든 ‘오스만 제국의 꿈’이라는 미드를 우연히 보게 되었네요. 이 미드는 1453년 콘스탄티노플 공방전을 드라마 6화 분량으로 담아낸 이 작품인데요. 기본적으로 드라마지만 여러 사학자들의 조언을 나름대로 반영하고 역사학자들이 드라마 중간중간에 직접 등장해서 역사적 사실에 대해서 설명해 준다는 점에서 다큐멘터리의 성격도 가지고 있어요. 굳이 말한다면 '드라멘터리(Dramentary)' 라고나 해야 할까요.
이 미드에서는 오스만 제국이 점차 세력을 유럽으로 확장해 가는 상황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동방 기독교의 수호자이자 비잔티움 제국의 수도인 콘스탄티노플을 정복하는 과정을 집중해서 보여주고 있어요. 19세에 즉위해서 22세가 된 메흐메드 2세는 알렉산더 대왕과 같이 세계 정복을 이루겠다는 자신의 야망을 실현하기 위해 아버지 대에 꿈꾸다 실패한 콘스탄티노플을 침공을 단행해서 54일간 격전을 벌이다가 마지막에 예니체리를 동원하는 승부수로 1100년을 버텨온 성벽을 뚫는 데 성공하죠. 이 책에서도 2장 “세계의 왕”으로 군림한 군주들 중 가장 먼저 ‘정복왕 메흐메드 2세와 콘스탄티노폴리스 정복’을 언급하며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네요.
이처럼 메흐메드 2세의 정복 전쟁을 통해 전성기의 기반을 닦은 오스만 제국은 20세기초 서방에 의해서 해체되기까지 600년간 존속했으며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등 3대륙에 걸친 영토를 소유했어요. 이 책에는 14세기 초 아나톨리아에 난립하던 많은 튀르크계 후국 가운데 하나에 불과했던 오스만이 점점 힘을 키워 아나톨리아를 통일한 데 이어 유럽으로 진군해 비잔틴 제국을 멸망시키고 현재의 보스니아에서 이란 동부, 북아프리카에서 우크라이나에 이르는 고대 로마 제국 이후 최대의 지중해 국가로 부상하는 과정은 물론, 또 18세기 이후 유럽 기독교 국가들로 이뤄진 신성동맹,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과 벌인 전쟁에서 잇따라 패배해 정복한 영토를 빼앗기고 근대 국가로 거듭나기 위한 개혁에 성과를 거두지 못한 가운데 제1차 세계대전 패전의 멍에를 쓴 오스만 왕조가 시대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여정이 기술 되어 있어요.
저자는 이러한 오스만 제국 600년의 번영과 쇠퇴를 왕위계승, 권력구조 그리고 통치이념이라는 3가지 틀로 분석해서 살펴보고 있어요. 왕위 계승 측면에서는 왕권 다툼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계승자 이외의 왕자를 죽이는 잔인한 ‘형제살해’ 방식이 상세히 설명되고 있고요. 시대의 변화에 맞춰 중앙집권과 분권을 오간 권력구조 그리고 비무슬림의 신앙과 가치에 관대한 이슬람 통치이념이 조화를 이루며 변화무쌍한 유럽과 아시아의 정치 지형 속에서도 600년이나 대제국을 지탱할 수 있었다고 지적해요.
요즘 이슬람권과 미국 등 서양과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고 각종 테러도 발생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상황에서 무조건 이슬람권에 대한 편견을 가질 것이 아니라 그들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를 해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보고 있었네요. 먼저 이슬람권의 역사에 대해서 알아보고 싶었는데 중세이후 현재 이슬람권 대부분을 통치했던 오스만 제국의 600년 역사를 다룬 책이 나와서 재미있게 읽었네요.
본 서평은 부흥 카페 서평 이벤트‘https://cafe.naver.com/booheong/195683’ 에 응하여 작성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