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 - 법정 스님 법문집
법정 지음, 맑고 향기롭게 엮음 / 시공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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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무소유로 유명한 법정 스님의 삶을 기리는 시민단체 ‘맑고 향기롭게’가 입적 10주기를 맞아 출간한 책이에요. 이 책은 가끔은 ‘고독 속에 나를 버려두라 : 본래의 나로 돌아가는 길’로 시작해서 크게 네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는데요. 1994년 3월 구룡사에서의 강연인 ‘지혜의 길과 자비의 길’, 1997년 12월 길상사 창건 법회 때의 ‘가난한 절’, 2003년의 (사)맑고향기롭게의 발족 10주년 기념 법회에서의 ‘맑고 향기롭게 10년을 돌아보며’ 등의 강연 내용 등을 모두 합쳐서 31편이나 되는 미출간 법문과 강연이 실려 있어요.

 

책 제목이 ‘좋은 말씀’이라 무소유처럼 어떤 의미가 있는지 궁금했는데요. 사연이 있었네요. 어느 날 불자 한 명이 스님 책을 내밀며 “스님, 가슴에 새길 수 있는 좋은 말씀 하나만 써 주세요”라고 부탁하니 스님은 책 한 귀퉁이에 친필로 ‘좋은 말씀’이라고 써 주었고 이것을 이 책의 제목으로 사용했다고 하네요. 역시 법정 스님다운 일화인 듯해요. 이 책을 읽기 전에 사실 스님이 쓴 ‘나의 인도’라는 글을 읽었는데요. 인도가 불교가 탄생한 부처님의 나라이다 보니 법정스님의 감회는 더욱 새로운 듯했어요. 법정스님의 ‘날마다 죽으면서 다시 태어난다’에서 그는 인도 대륙에서 일찍이 그 어디에서도 배우지 못했던 삶의 양식을 많이 배웠고, 또 나 자신도 모르고 살아온 그 인내력을 마음껏 실험할 수 있었다고 말해요. 그래서 인도는 나에게 참으로 고마운 스승이었음에 거듭 머리를 숙이고 싶다고 고백해요.

 

이 책에도 스님이 인도에서 느끼시고 배운 듯한 내용들이 이어지는데요. 스님은 대량소비를 부추기는 기업들의 과도한 이윤추구나 더 많은 쓰레기를 만들어내는 소비시스템, 육식 위주의 식단, 부익부빈익빈의 심화 등을 지적해요. 특히 자연환경의 파괴는 우리들의 고향, 영혼을 망가뜨리는 일이라며 개인적 삶의 태도나 사회 구조의 근본적 전환을 촉구하고 있어요.

 

법정 스님은 1975년부터 송광사 뒷산 불일암과 강원도 오두막에서 은둔하며 홀로 수행하시다가, 1994년 세상에 나와서 생전에 밥값은 하고 가야겠기에 이 일 한 가지만은 꼭 하고 싶다며 개인의 청정함(맑음)이 사회적 메아리(향기로움)로 확산되기를 바라며 시민모임인 ‘맑고 향기롭게’를 발족 시민운동인 ‘맑고 향기롭게’를 발족하고, 한 해 뒤인 1995년에는 길상사의 전신인 대법사를 열었다고 하네요.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느끼는 것이지만, 법정 스님의 글 속에는 사람을 선심으로 이끄는 묘한 힘이 있는 듯해요. 특히 저희 어머님이 법정 스님의 글들을 좋아하시네요. 나이 드신 어르신과 어린 아이들과 함께 같이 읽어도 정말 좋을 글들이 많아서 가족들이 함께 읽어보시면 더 좋을 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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