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턴의 아틀리에 - 과학과 예술, 두 시선의 다양한 관계 맺기
김상욱.유지원 지음 / 민음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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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물리학자 김상욱과 그래픽디자이너 유지원이 각기 전문성을 엮어 빚어낸 ‘과학과 예술, 두 시선의 다양한 관계 맺기’(부제). 유머, 편지, 감각, 가치, 문명, 언어, 꿈, 이름, 스케일, 소리, 도구, 상전이 등 26개 주제에 대해 미술관을 찾는 과학자와 물리학회에 참석하는 디자이너의 융합적 관점에서 서로 다른 시각을 교류하여 경계를 넘어 풀어내는 모습을 그려낸 책이라 하겠어요.

 

이 책에서 흥미로웠던 내용은 일반 언어로 우주(자연)를 온전히 설명할 수 없고 우주는 수학이라는 언어로 쓰여 있다라는 것인데요. 예를 들어 물리학자는 ‘수학’으로 하나의 전자가 두 장소에 동시에 존재한다는 양자역학의 진리를 증명할 수 있지만 우리의 언어로는 전자 하나가 동시에 두 곳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온전히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죠. 이러한 현실을 직시한 양자역학의 창시자 닐스 보어는 양자역학이 아니라 인간의 언어에 문제가 있다라고 말했다고 해요.

 

이렇게 20세기 초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 등으로 인간의 감각적 상식을 뛰어넘어 물리학이 엄청난 도약을 할 때 비슷한 시기의 예술도 현대예술로 도약했어요. 예를 들어 피카소의 입체파, 칸딘스키의 추상미술, 달리와 마그리트의 초현실주의 그리고 몬드리안의 구성주의 등이 봇물 넘치듯 등장한 것이 그것이에요. 그렇다면 이 둘의 연관성은 무엇일까요? 김상욱 교수는 미술은 물리라고 말하며 미술 작품은 시각으로 인지된다는 대전제 아래 물리는 갈릴레오가 망원경으로 하늘을 ‘보았을’ 때 시작됐고, 상대성이론은 아인슈타인이 빛의 속도로 움직인다면 세상이 어떻게 ‘보일까’ 생각했을 때 탄생했다고 하며, 미술은 물질의 예술이며 공간의 예술이라는 점에서도 물리와의 공통점이 있다고 지적해요.

 

저는 요즘 그림을 배우고 있어요. 학교 다닐 때는 과학에 관심이 많아서 각종 과학잡지들을 구독해 보기도 했죠. 그래서인지 늘 과학과 예술은 어쩌면 종이한장 차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과학자와 예술가의 노력과 열정 더 나아가 연구결과와 작품에의 광기와도 같은 집착을 다룬 영화나 책을 볼 때면 참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이 바로 이러한 것들이 한데 어우러져 있는 도서가 아닌가 생각해요. 이 책은 분야 간 소통, 발상의 전환을 시도하려 한다면 읽어볼 만한 책으로 소위 ‘통섭’을 대표하는 작업이 아닐까 해요. 특히 아이들과 함께 보기에 좋은 책이라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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