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 세계사 1 - 고대편
이세환 지음, 정기문 감수 / 일라시온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누적 조회 8천860만회 이상을 기록했다는 저자의 유튜브 콘텐츠인 '토크멘터리 전쟁사'를 재구성 책이라고 해요. 앞으로 시리즈로 발간할 계획이라고 하는데요. 이번에 첫 번째로 나온 이 책에서는 고대의 역사를 바꾼 11개 전쟁을 다루고 있어요. 11개의 전쟁에는 그리스와 페르시아가 맞붙은 '마라톤 전투'와 '살라미스 해전', 알렉산드로스 정복 전쟁과 진시황의 통일 전쟁, 지중해 패권을 둘러싼 로마와 카르타고의 '포에니 전쟁', 삼국지 배경인 '위·촉·오 삼국 전쟁' 그리고 중국과 고구려의 두 차례 전쟁 등 우리가 한번 쯤은 들어봤을 유명한 전쟁들이에요.

 

이 책을 읽으면서 얼마 전에 읽은 지구상에서 지능이 가장 높은 생명체들 즉 침팬지와 인간만이 체계적으로 동족을 섬멸하는 ‘전쟁’ 행위를 한다는 사실을 통해서 인간의 폭력성에 생물학적 뿌리를 찾는 ‘전쟁과 평화의 역사, 최대한 쉽게 설명해 드립니다’를 자연스럽게 떠올렸는데요. 그 책에서 저자의 결론은 결국 전쟁의 진짜 원인은 ‘지능’이라는 것이었어요. 즉 지능이 뛰어나고 육식을 하는 종이 전쟁을 하고 더구나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내부적인 무기 즉 강인한 근육이나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을 갖지 못했기에 외부적인 무기를 발달시켰고 그 무기를 통한 살상 기술 역시 발전시켜왔다고 주장해요.

 

결국 전쟁 무기는 전쟁에서 인간의 육체적인 부족함을 보충하기 위해서 생겨났고 결국 전쟁의 승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되죠. 이 책에는 각 고대 전쟁에서 내로라하는 전쟁 영웅의 파란만장한 삶과 드라마틱한 죽음, 인간적인 면모와 전장에서의 활약상을 소개하면서 그 속에서 다양하게 발전해가는 무기 체계를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청동기 시대에서 철기 시대로 넘어가면서 전쟁의 양상을 바꿔놓은 칼, 창, 활 등의 무기와 갑옷, 투구 등 방어구의 시대별, 지역별 발전과정과 각 장구의 특징을 다채로운 이미지 자료를 곁들여가며 흥미롭게 설명해요.

 

역사에서 역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역시 나라와 세계의 운명을 가르는 전쟁과 각 전투겠죠. 그런데 이 책은 수많은 역사서에서 다루는 전쟁이나 전투의 전략이나 전술 그리고 전투 상황 자체의 분석보다 무기와 방어구를 다룬다는 점에서 정말 흥미로워요. 특히 구체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고구려와 수나라 당나라 사이의 전쟁을 다루고 있어서 더 관심이 갔어요. 이 책에서는 고구려 군대의 모습을 고분벽화를 통해 가늠해보고 있어요. 특히 황해도 안악3호 고분에 그려진 대행렬도는 고구려군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데요. 이 행렬도에서 고구려군은 보병은 창병, 근접전에서 칼을 쓰는 환도수, 그리고 도끼병, 궁병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 다양한 병종의 균형 잡힌 군대였음을 알 수 있다고 해요.

 

당시 고구려군은 당시 동아시아 전체를 통틀어 가장 대표적인 칼이었던 ‘환두대도’를 사용했고 또 고구려는 ‘맥궁’이라는 복합궁을 사용했어요. 그런데 동이라는 한자에서 이‘夷’자가 활 궁자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고구려 건국신화에서도 주몽이 활의 명수였던 점이나 말을 수출하고 대량으로 운영하여 민간교육기관이었던 경당에서 활쏘기와 말 타기를 배우게 했던 점으로 미루어볼 때 고구려군은 궁병과 기병이 상당히 뛰어났으리란 추측이 가능하다고 해요. 기대보다는 아주 심도 있는 분석 글들은 아니지만, 이 책에서 다루는 무기와 방어구 사진과 그림만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소장 가치가 있는 책이라 생각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