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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미국 미술 - 현대 예술과 문화 1950~2000
휘트니미술관 기획, 리사 필립스 외 지음, 송미숙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9년 11월
평점 :
절판
사실 이 책은 1999년에 미국에서 초판본이 나왔고 우리나라에는 2008년에 하드커버의 대형 판형으로 번역되어 처음 출간됐던 책이, 여전히 두툼하고 좀 무겁기는 하지만 가방에 넣고 다닐 수 있을 만큼 몸집을 줄여 개정판으로 다시 출간되어 나온 것이 바로 이 책이라고 해요.
이 책에서 제일 관심이 갔던 것은 이 책의 제1저자가 휘트니 미술관이라는 점이에요. ‘뉴욕의 4대 뮤지엄’으로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을 포함해 구겐하임과 뉴욕현대미술관(MoMA·모마), 그리고 휘트니미술관이 꼽히는데요. 이 중 휘트니미술관은 철도왕 코넬리어스 밴더빌트의 손녀이자 미술가였던 거트루드 밴더빌트 휘트니가 미국의 젊은 예술가들을 후원하고자 1931년에 설립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와도 인연이 깊은 것이 이탈리아 베니스비엔날레, 브라질의 상파울루 비엔날레와 함께 20세기의 ‘세계 3대 비엔날레’로 이름을 날린 휘트니비엔날레가 미국 밖에서는 최초로 지난 1993년 서울에서 열렸다고 해요.
이 비엔날레를 유치하는 데에는 휘트니미술관과 특별한 관계가 있던 백남준이 큰 역할을 했다고 해요. 이 책에도 마지막 장에 백남준이 등장하는데요. 일찍이 그를 미국 작가로 개인전을 여는 등 깊은 백남준을 선점하고자 한 휘트니미술관에는 백남준의 대형작품 ‘세기말’ 등 여러 작품을 소장하고 있고 이 책에도 소개되어 있어요.
부제가 ‘현대 예술과 문화 1950-2000’이기도 한 이 책은 미국미술을 시기별로 분류해 ‘초강국에 오른 아메리카 1950~1960’ ‘아메리칸드림의 이면 1950~1960’ ‘뉴 프론티어와 대중문화 1960~1967’ ‘기로에 선 미국 1964~1976’ ‘복원과 반응 1976~1990’ 그리고 ‘뉴 밀레니엄을 향한 도전 1990~2000’ 까지 모두 6개의 장으로 나누어져 있어요.
과거 서양미술이라 하면 유럽미술을 의미했지만, 이제 물적 인적 자본을 등에 업은 미국 미술이 서양미술을 주도하고 있어요. 이 책은 그러한 미국 미술에 대해서 쉽고 자세하게 기술하고 있어요. 특히 이 책에 실린 600점이 넘는 도판들만 봐도 이 책을 읽을 가치는 충분할 듯해요. 솔직히 너무 마음에 드는 책으로 미국 현대 미술이 궁금하다면 이 한 권만 읽어도 충분할 정도로 잘 정리되어 만든 책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무엇보다 미술에 흥미를 보이는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들이 읽어 보기에 좋은 책이라 일독을 권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