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 - 금융위기 10년, 세계는 어떻게 바뀌었는가
애덤 투즈 지음, 우진하 옮김 / 아카넷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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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거의 천 페이지나 되는 상당히 두꺼운 책이에요그리고 내용도 현대 자본주의 체제와 글로벌 경제의 한복판에서 벌어진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0년 역사를 다루를 경제사라 읽기에 그리 녹녹하지는 않은 책이네요그렇지만 그 내용에 비해서 문체나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이 재미난 이야기를 펼쳐놓는 식이라 숨이 가쁘게 읽어 내려갔네요.

 

이 책은 2008년 9월 16일 전 세계 글로벌 화폐시장이 멈춰 선 금융위기의 발발로 시작해요북대서양을 중심으로 하는 미국과 유럽은 위기의 근원지였는데 역사상 그렇게 많은 은행과 금융시스템 전체가 동시다발적인 위험에 빠진 적은 없었다고 해요충격의 여파는 북대서양 지역에만 국한되지 않았다우선 전 세계에 걸쳐 교역량이 급감했고, 2008~2009년 주요 수출국은 전례 없는 최악의 불경기를 경험했는데 이는 1929년보다 심각한 상황이었다고 하네요.

 

특히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소비재를 수출하는 국가들은 엄청난 타격을 입었는데, 2008년에 가장 위기에 몰린 나라는 한국이라고 해서 놀랐네요저자는 아시아 지역에서 한국만 유별나게 동유럽이나 러시아처럼 취약한 모습을 보였던 건 한국의 금융시스템이 전 세계와 하나로 엮여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어요유럽에서는 2008년의 충격이 그대로 유로존의 위기로 이어졌으며 이후 10년이 지났지만 유럽연합(EU)은 이탈리아의 재정위기로 여전히 유로존의 안정을 염려하는 처지라고해요.

 

특히 한국에 대해서 상당한 비중을 두고 서술되어 있어서 집중해서 읽었는데요저자는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세계 최고 수준이었고 무역수지는 흑자행진 중이었고 심지어는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사태와도 한국의 은행은 엮여 있지 않았는데도 은행과 국제무역 두 부문에서 차례로 위기를 맞았다고 지적해요.

 

저자는 IMF를 겪은 후 한국의 금융시스템이 국제화돼 있었고수출 주도 국가로서 대금 회수 등 자본재 거래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한국의 은행은 달러를 조달하기 위해 외환시장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요그런데 금융위기로 이런 시장이 무너지면서 엄청난 자금조달 압박이 시작됐으며 동시에 원화의 막대한 평가절하라는 이중고가 더해져서 위기가 발생했다고 분석해요우리나라의 사례를 통해서 저자는 경제가 튼튼한 국가라도 세계적인 충격파 앞에 얼마나 취약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강조하고 있어요.

 

그런데 저자는 한국의 금융위기 이후 금융위기를 전혀 겪지 않은 국가처럼 놀라운 경제성장을 보여주는 이유를 서구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대변되는 포퓰리즘으로 인한 정치적 대격변을 한국이 겪지 않았기 때문으로 해석해요이 해석은 조금 의아한 해석인데요왜냐하면 그 당시 언론이나 요즘 언론들을 보면 우리나라가 포퓰리즘의 대명사처럼 기사를 쓰고 있는데저자는 한국이 서구와 다르게 포퓰리즘이 없어서 타국과 달리 위기를 극복하고 더 큰 성장을 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으니까요.

 

나아가 저자는 금융위기 이후 10년의 역사가 2016년 미국 대선에서 정치적 이단아’ 트럼프의 당선으로 이끌게 되었다고 설명하고 있어요저자는 정치지도자국제기구나 금융기관의 수장들이 엮어내는 생생한 에피소드를 보따리 풀어놓듯국제정치 무대에서 벌어지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생생한 현장의 모습을 그대로 서술하고 있어요그래서 이 책의 두께나 내용이 미리 겁먹고 질릴 수도 있는 저같은 독자에게 상당한 재미를 주고 있네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이에요.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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