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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쓸모 - 자유롭고 떳떳한 삶을 위한 22가지 통찰
최태성 지음 / 다산초당 / 201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에는 "수백 년 전 이야기로 오늘의 고민을 해결하는 세상에서 가장 실용적인 역사 사용법"이라는 설명이 붙어있는데요. 실제 내용도 제목처럼 과연 역사가 오늘날 무슨 쓸모가 있는지에 초점을 두고 이야기를 풀어나가요. 그래서 이 책은 종종 역사가 밥먹여주냐고 따지는 사람들에게 이야기해줄 거리가 많은 역사에 관심이 많은 늙은 역사학도로서 한마디로 정말 당기는 책이네요.
‘자유롭고 떳떳한 삶을 위한 22가지 통찰’이라는 부제처럼 이 책에는 역사와 현재를 서로 얽어서 역사의 쓸모에 대해서 설파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구텐베르크가 개발한 대량 인쇄 기술과 세종대왕이 창제한 훈민정음을 스티브 잡스가 만든 아이폰과 엮어 세상을 바꾸는 생각의 조건을 알아보기도 하고요. 죄인으로 기억되지 않기 위해 500여 권의 책을 집필한 정약용과 출신의 한계를 비관하며 절망하는 대신 새로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판을 짠 정도전 그리고 시대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생을 바쳐 독립운동을 한 이회영 등 자신만의 궤적을 그리며 살다간 인물을 소개하면서 현재 우리의 삶을 반추해요.
특히 당시 일본 앞잡이로 개인의 영달을 추구하던 수많은 친일파들과는 달리 편히 살 수 있는 신분을 버리고 재산을 버리고 인생을 내던지면 오로지 독립 하나만을 바라보았던 이회영과 그의 일가들에 대한 이야기에서 가슴이 먹먹해짐을 느낄 수 있었어요.
저자는 자신의 삶은 우당 이회영 선생을 만나기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까지 말해요. 이회영 선생은 젊을 때부터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한 번의 인생 어떻게 살 것인가' 라는 질문을 했다고 해요. 저자는 그 질문 딱 듣는 순간 한 번도 인생이 한 번이라는 생각을 안 해 봤고 그 질문을 저한테 물어본 적이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해요. 그렇게 나는 또 어떻게 살아야 될까라는 질문을 하게 되면서 그 이후의 삶이 달라졌다고 해요.
이 책은 그러한 저자의 고민과 의식이 드러나는 책이에요. 고대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알지만 정확히 알지 못하는 수많은 역사적 사건들을 이야기 하면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를 돌아보는 시간을 주는 책이에요. 예전에 이 책의 저자의 강의를 듣고 공부했어요. 요즘 방송 등 많은 활동을 하셔서 마음속으로나마 응원드리고 있었는데요. 이 책을 읽고 나니 더 큰 응원을 드리고 싶어지네요. 역사를 비생산적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읽어보시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