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영화를 만들 수 있다

당신도 영화를 만들 수 있다 - 영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알리고픈 당신을 위한 39가지 방법
매트 스리프트.리틀 화이트 라이즈 지음, 김지윤 옮김 / 더숲 / 2019년 5월

이 책은 제목처럼 스마트폰 등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도구들을 이용해서 저예산으로 직접 영화를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는 영화 제작 가이드예요. 이 책의 특징은 일반인들의 저예산 영화 제작에 대해서 수많은 유명 저예산 영화들의 사례를 통해서 쉽게 설명한다는데 있어요.

저자는 영화는 시각 매체이므로 원하는 이미지를 말로나 글로 묘사하는 것보다, 그림으로 그려보는 것이 대체로 훨씬 간편하고 쓸모 있다고 하며, 영화를 이미지로 보여주는 그림책과 같은 스토리보드 제작을 통해서 영화 제작을 시작하는 것을 추천해요. 물론 반드시 스토리보드대로 찍으란 법은 없지만, 스토리보드를 만들면 촬영 전 어떻게 신을 표현할지 다양하게 시도해볼 수 있고, 또한 실전에서 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으며 마련해놓으면 각 쇼트에서 필요한 것들을 미리 체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예를 들어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은 스토리보드를 완성하면 영화를 찍을 만반의 준비가 끝난 것이라고 말한 바 있는데, 실제로 그는 촬영 전 쇼트를 꼼꼼히 준비해서 완성된 장면이 초기 컨셉트와 상당히 일치했다고 해요. 스토리보드의 구체적 기능으로는 먼저 쇼트마다 카메라의 위치를 정할 수 있으며, 나중에 쇼트를 어떻게 잘라 붙여야 자연스러운 신이 나올지 판단할 수 있고 마지막으로 스태프와 아이디어를 주고받는 유용한 수단이 되기도 하죠.

특히 이 책에는 영상을 제작할 때 놓치기 쉬운 영화 촬영의 디앵힌 ‘꿀팁’을 소개하고 있는데요. 먼저 ‘선 넘나들기’로 “선”이라는 것은 피사체나 배우가 상대와 마주하고 있을 때, 위치적인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 두 배우의 위치를 분명히 하기 위해 넘지 말아야 할 바로 그 ‘선’을 의미해요. 이렇듯 한 신 안에서 주어진 공간에 있는 두 배우 사이에 그어진 가상의 ‘선’을 인식하는 공간적 관계에 관한 기본 법칙을 ‘180도 법칙(180 degree rule)’이라고 해요. 물론 이 선은 영구적인 것은 아니지만, 신 안의 공간적인 일관성을 유지하려면 카메라는 이 가상의 선에서 한쪽에만 머물러야 한다고 해요.

다음은 ‘줌 사용법’으로 카메라 렌즈의 초점 거리만 조정하면 만들 수 있는, 사람의 눈으로 대신할 수 없는 인위적인 효과인 줌을 이용하면 대상은 커지고 디테일은 더욱 선명해지게 된다고 해요. 예를 들어 줌 쇼트는 카메라의 존재를 의식하게 만들고, 카메라가 연기하는 배우들 사이에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느낌을 주어서 현실 감각을 높여 준다고 해요. 그런데 스마트폰밖에 쓸 수 없다면, 줌으로 액션 장면을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촬영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므로 달리(dolly)나 트랙을 이용하여 이동하며 촬영하면 좋다고 조언해요.

저자는 편집에 대해서 편집은 영화의 극적인 효과를 더하고, 속도감을 높이는 역할을 하는데, 관객이 영화에 계속 집중하도록 만들려면 편집이라는 존재감이 드러나서는 안 된다고 지적해요. 그러므로 쇼트 길이는 물론, 다른 쇼트와 연관성이 있는지에 대해 항상 신경 써야한다고 해요. 한 쇼트에서 다음 쇼트로 넘어갈 때는 내러티브나 공간에 언제나 개연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이 책은 176페이지 밖에 되지 않는 작은 책이지만, 읽어보니 영화 제작에 필요한 내용으로 꽉 차 있는 꼼꼼하고 재미있는 영화제작 가이드였어요. 사실 영화를 볼 때마다 어떻게 찍었지 하면서 감탄할 때가 많았네요. 이 책은 그러한 영상을 스마트폰 등을 통해서 거의 비용을 들이지 않고 직접 만들어 볼 기회를 제시해 주는 책이에요. 특히 수많은 영화들을 통해서 알려주고 있어서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책이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