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멀 피플 아르테 오리지널 11
샐리 루니 지음, 김희용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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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어머니보다 좀 더 진짜 어머니 혹은 나이 많은 친구와 같은 남자친구의 어머니라니.. 상상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여기에서는 분명 로레인이라는 존재로 인해 그 아들인 코넬과 주인공 메리앤은 서로에게 가까워지고 마지막까지 좋은 관계로 발전할 수 있었다. 메리앤은 계속해서 코넬에게 넌 좋은 아이이야라고 말하지만, 기성세대의 관점에서 바라본 코넬은 내밀한 인간관계에 대해 좀 더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는, 다소 나르시스적인 면을 지니고 있는 이기적인 인물이다. 한 예로, 대학 전공 수업에서 불안하게 시작한 발표수업에서 천재라는 평을 들으며 마무리되자, 그의 자신감은 확 치고 올라간다. 사회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부모들이 고급 사립중등학교를 나온 자식들에게 코넬처럼 독똑한 사람을 만난다는건 큰 행운이라며 평하는 것에 매우 만족한다. 그런 그를 메리앤은 진정으로 나쁘게 생각한 적은 한번도 없는 것 같다.

 

물론 10대의 비밀스러운 연애관계를 무자비하게 깨뜨린 결정적 계기 역시 코넬쪽이었고, 그롤 인해 메리앤은 안그래도 별로 미련을 갖고 있지 않던 학교를 자퇴하고 둘이 같은 대학에서 마주칠 때까지 만남의 공백이 이어졌다. 그 때 분명 나라면,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은 사이로 규정해버렸을 것이다. 그러나 처음 말머리에서처럼, 현명한 로레인이라는 중매인이 있었기 때문에 메리앤과 코넬은 그 공백기에도 서로에 대해 생각을 이어나갈 기회가 있었고, 그래서 이후의 그들은 더 의미있는 관계로 성장할 수 있었던 듯 하다.

 

책 표지의 통조림 속 포옹한 남녀는 분명 둘을 가리킨다. 마치 한 명적소설에서 알을 깨고나와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는 이처럼, 이 둘의 관계는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면서 서로에게 깊은 영향을 미치고 통조림 뚜껑을 따고 나온 이후에 비록 그 결말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무조건 함께 하려고 서로를 구속하지 않는다. 그것이 개인적으로는 메리앤에게 진정 행복이었을까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긴 하지만, 그것이 그녀가 코넬에게 줄 수 있는 사랑이라면 그것을 인정하고 싶다. 로맨스란 어쨌든 완벽하게 달콤하진 않고, 언제나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다는 것처럼 지루하고 단순한 결말은 없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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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프렌즈, 그건 사랑한단 뜻이야 카카오프렌즈 시리즈
흔글·조성용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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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프렌즈의 여덟 친구들이 모두 나와서 각자의 이야기를 짧고 부담없이 전해주는 이 책에서 우리는 의외로 가슴에 확 와닿는 구절을 많이 찾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관계에 대해 진지하지만 광고 속 카피라이터처럼 한번에 독자를 사로잡는 멘트들이 참 매력적이다.

 

복잡하게 엉켜있는 감정을

풀어내는 방법은 글자 꾹꾹 눌러쓰기

 

이 글 옆에는 썬글래스를 옆에 벗어두고 홀로 눈물을 훔치는 제이지가 그려져있다. 락앤롤에 심취한 금발곱슬머리에 늘 썬글래스를 착용한 제이지는 쿨하고 마이웨이일 것만 같았는데, 사실 그는 남들 시선을 너무 의식한 나머지 생각이 너무 많아져서 자기를 잊고 살다가 결국 이렇게 말한다.

 

이제, 내 마음을 읽어줘라고.

 

책 표지 안쪽에서 작가는 여러 편의 에세이와 노랫말을 지었다고 나온다. 그래서인지 응축된 문장 안에 참으로 많은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 여지를 남기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페이지를 쉽게 넘기면서도 일하는 도중에 커피 한잔을 하면서, 손을 씻고 거울을 보면서, 불을 끄고 잠들기 전 한번씩 이 책의 내용을 다시 떠올리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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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람쥐의 위로
톤 텔레헨 지음, 김소라 그림, 정유정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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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동물들이 모여지내는 숲에 한 다람쥐가 있다. 그를 둘러싸고 많은 동물친구들이 궁금해하고 걱정하는 내용들을 서로 이야기하며 이해받고자 한다. 각각의 에피소드는 서로 독립적인 내용으로 채워져있지만, 끝까지 읽다보면 결국 일관되기 이어지는 바가 있다. 바로 '공감과 위로'

 

그 대단한 것을 다람쥐가 해낸다. 내가 다람쥐였으면 제법 답답하고 화가 치밀어오를만한 상황에서도 다람쥐는 초긍정 마인드로 차분함을 이어나간다. 거짓멀처럼 그 분위기는 주변을 감싸며 따땃한 온기로 가득 찬다. 코끼리가 한밤중에 자기 집에 날아들어서 꿈처럼 헤집다가 사라져도, 한쪽 벽에 큰 구멍을 뚫고 등장해서 티타임의 찻잔을 깨뜨리고 허둥대도, 다람쥐는 화를 내지 않고 이렇게 말하고 만다. "이제 이사를 가야 할 때인가보다."

 

모두가 다람쥐와 사이좋게 지내지만,그중에서도 개미와의 관계가 가장 가까와서 서로 좋아하는 꿀도 공유하고, 개미가 많이 아플 때에는 하루종일 그 집에서 함께 있으면서 "너는 참 씩씩해"라며 개미가 원하는 말을 계속 건네며 힘을 준다. 또 그런 친구가 있기에 개미는 가끔씩 발동하는 여행병에 힘입어 정말 먼 곳으로 길을 떠나기도 한다.그리고 고향 숲속에서 기다리고 있을 다람쥐 친구를 생각하면 또 열심히 집으로 걸음을 재촉한다.

 

 

각 동물들의 이야기는 매우 창의적이다. 예상을 하지 못한 줄거리에 가끔 이해가 되지 않기도 한다. 이것이 손녀에게 들려주기 위해서 할아버지가 만들어낸 이야기가 맞나 싶을 때도 있지만, 어린 손녀의 입장에서는 매일 할아버지로부터 들은 이야기로 인해 따뜻하고 이해심넘치는 존재로 성장할 수 있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동물친구들은 폭신폭신하고 한계가 없는 일들을 들려주고 보여준다. 일이 안풀리고 가슴이 답답할 때, 마음의 평화를 얻고 싶다면 따뜻한 차에 푹신한 소파, 그리고 이 책 <다람쥐의 위로>로 한때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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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겨울
아들린 디외도네 지음, 박경리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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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으로부터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로 무차별적인 폭력을 당하는 어머니의 모습이 소녀의 모습으로 대체되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렇게 삶을 놓아버릴 것인가, 아니면 모든 것을 뒤집어놓을 방안이 있기나 할까 오만가지 생각이 드는 그 한줄의 순간에 작가는 놀라운 결말을 제시한다.

 

 

가정폭력은 이제 막 초등학생이 된 남동생 질의 머리 속에 괴물을 키웠고, 어머니는 일찌기 생각하기를 멈추기로 결정하고 아메바가 되었다. 그렇지만 주인공은 "파편이 되었던 접시와 스테이크"(p136)의 공포에 굴복하는 대신 결국 우리의 상상을 완전히 깬 결말로 가족을 지켜낸다.

 

 

소녀는 어린 시절 젖니를 드러내며 마법과 같은 웃음소리를 들려주던 동생을 되찾지 못한다. 하지만 그들은 결국 최소한의 순간으로 돌아가게 되고, 그렇게 남은 가족은 살아남는다. 모든 것이 정체되고 숨죽이면서 자신의 존재를 가리려고 해도 또래의 사고를 훨씬 뛰어넘는 명민함과 생명력 넘치는 의지는 숨길 수 없었다. 그것으로 그녀는 위험에 처하고, 그것으로 그녀는 그들을 압도하던 암울하기 짝이 없는 '진짜 삶'을 걷어차버린다. 그리고 우리는 내내 답답한 가슴으로 지켜보던 그들이 그토록 끔찍한 현실에서 해방되는 순간 경탄을 금치 못한다. 소녀는 결국 어린 시절의 소원을 실현했고, 그녀의 삶의 2막을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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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엽기만 한 외모의 샐리에게 이런 모습이! 싶은 다양한 양상을 그리고 있는 책 <샐리의 비밀스러운 밤>은 라인프랜즈의 오리지널 캐릭터 브라운 앤 프렌즈 스토리북 시리즈 5개 중 두번째 이야기이다.

막역한 친구들에게 아낌없이 나눔을 즐기며 시원시원한 매력이 넘치는 샐리는 아침에 일어나는걸 힘들어하는 철저한 야행성 취향을 지니고 있는데, 그렇게 된 데에는 어쩌다보니 그가 잘나가는 웹툰 작가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걸 친구들에게 말할까말까 고민하는 포인트를 보는 것도 큰 재미이다. 결국 친구들은 샐리가 바로 그  유명한 '셜리' 작가라는 것을 알게 될까? 우리 모두 함께 샐리의 비밀스러운 밤을 구경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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