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 피천득 수필그림책 알이알이 창작그림책 31
피천득 지음, 유진희 그림 / 현북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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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널리 읽히고 있는 피천득 선생님의 수필 중에서

어린이가 읽을 수 있는 대목을 가려 뽑아 이 수필 그림책을 만들었다고 해요.

원문의 정신과 문체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어린이가 이해할 수 있도록 언어와 문장을 다듬었다고 하네요~

마치 저희 3살 아들과 비슷한 아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것 같은

[엄마]의 내용을 조금만 살펴볼게요.



"나는 혼자 집에서 나와 거리를 둘러보는 것이 즐거웠어요.

어른이 된 것 같았어요"


"그러다가 좀 늦게 집에 들어왔어요.

여느 날 같으면 엄마가 뛰어나와 안고 들어갈 텐데

웬일인지 모습이 보이지 않았어요"

"건넌방까지 가 봐도 엄마가 안 계셔서 눈앞이 캄캄하였어요.

엄마! 엄마! 엄마!

울음 섞인 목소리로 몇 번이나 불렀어요"



"그러다가 신발을 벗어 들고 벽장 안으로 들어갔어요.

나는 그만 잠이 깜빡 들었다가 깼어요.

벽장 안이 캄캄하였어요."


바깥 세상을 궁금해하고, 어른 없이 혼자 나가보고싶은 아이의 마음이

꼭 우리 아이를 보는 것 같아요.

그리곤 막상 엄마가 가까이에 보이지 않으면 불안해하는 것 까지-

아이가 없어서 걱정하며 찾았을 엄마의 마음까지 모두 이해가 되네요.

따뜻한 그림체가 더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네요



"엄마와 나는 숨바꼭질을 곧잘 하였어요.

나는 엄마를 금방 찾아냈어요.

그런데 엄마는 오래오래 있어야 나를 찾아냈어요"



"엄마는 광에도 가보고 장독대 뒤도 들여다보았어요.

그러는 엄마가 하도 답답해선 내가 소리를 내면 그때서야 찾아냈어요.

엄마가 왜 나를 금방 찾아내지 못하는지 알 수 없었어요"

나중에 우리 아이도 어른이 되면, 이 책을 보며 지금을 떠올려 주려나요?

저도 아이와 매일 숨바꼭질을 하는데,

아이가 숨는 곳은 늘 정해져있지만... 그리고 한번에 눈에 잘 띄지만,

거실도 찾아보고, 안방도 찾아보고, 베란다도 찾아보고, 화장실도 찾아본 후에-

아이에게 말을 건 후 찾아내거든요.

옛날 어머니들과 아이들이 노는 모습 그대로-

제가 울 아이와 노는 모습이 그래도 여기에 담겨있는 것 같아 더 놀라웠어요^^



"엄마가 멀리 가 버리면 어떻게 해요?

그러면 엄마는 고개를 세 번이나 흔들었어요.

그리고는 내 이름을 불러 주곤 했는데

그런 엄마의 목소리를 듣고 나면 나는 하루 내내 행복하였어요"

절로 미소가 지어지고, 마음이 포근해지는 내용이에요.

저도 어렸을 때 했던 걱정이고

아마 우리 아이가 갖게 될 걱정일텐데

저도 울 아이에게 걱정을 덜어내고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엄마가 되어야 겠다고...

나의 엄마를 떠올리며 다짐하게 되네요^^



이 수필그림책을 어린이들에게 읽히면서 아빠엄마도 그렇게 할머니를 찾으며 그리워한 적이 많았다고...

어른인 아빠엄마도 어린 시절이 있었고, 이런 경험과 추억을 가지고 자라면서 어른이 되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싶어요.

어린이의 시선으로 엄마라는 존재의 소중함을 간결한 문체와 따뜻한 그림으로 그려내고 있는 책.

수필 그림책 [엄마]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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