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모 100%
히비노 코레코 지음, 권영주 옮김 / 자음과모음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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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에 애정과 사랑이 가득 차다 못해 넘쳐흐르는데, 이런 무해하고 쉼 없이 생성되는 사랑을 쏟아부을 상대가 없다는 외로움을 아는가.

좀처럼 이런 복잡하고 난해한, 직접 설명하기도 어려운 감정을 누군가와 함께 나누며, 공감대를 형성하기 쉽지 않을 거라고 본다.


그래서 나는 타인의 사랑이 너무나도 고픈 모모의 날것의 마음이 너무나 소중했다.

모모는 인생의 어느 부분을 도려낼 수 있다면 꼭 여기, 하는 부분에 늘 살고 있는 기분이었다.

16p


열아홉 소녀가 스스로의 인생을 이토록 비관적이게 생각하게 됐는가는 중요하지 않았다.

미성년 혹은 성인이지만 특정 결핍이 너무나 심할 때, 한 번쯤은 겪는 불안정한 시기의 정신세계를 생생하게 마주하는 것에 더 의미를 두는 소설이라고 본다.

모모는 스마트폰을 사기 위해 자신의 팬티를 팔아 용돈벌이를 했던 것도 모자라 자신에게 호의를 보이는 남자들 (호시노, 미쓰)과 쉽게 위험한 관계를 맺는, 그런 위태로운 소녀다.

하지만 모모는 현재 자신이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방법을 알고, 도려내고 싶은 삶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매일 온 힘을 다한다.

어른들이 보기엔 분명 열아홉 소녀가 마주하기 너무나 위험한 환경이고, 이 소녀의 삶이 비극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누군가의 간섭도, 통제도 받지 않는 모모의 정신세계 속 모모는 실패하고 실망해도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을 멈추지 않는다.

자신의 충동적인 선택에 후회하거나 부끄러워하지도, 자신을 이렇게 만든 건 환경 탓이라며 분노하지 않는다.

그저 모모다운 거다.

모모 스스로가 오로지 모모 100%로 채워가는 일인 것이다.

그 누구도 이 소녀를 동정하거나 비난할 수 없다.

모모, 호시노, 미쓰, 산타 이들은 연결되어 있지만, 결국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본다.

결핍이 모두 다르고, 100% 채워져 있는 요소도 다르다.

그러나 서로를 향해 자신의 결핍과 불안을 선명하게 마주하고, 앞으로 나아간다.

방향은 모두 다르지만 앞을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건 모든 사람이 다 같으니깐.

소설 속에 실린 아찔하고 자극적인 요소들까지도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 누군가의 평가를 의식해 자제하고 정리된 게 아닌, 한 소녀의 삶 일부분의 날것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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