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유난히 좋아지는 어떤 날이 있다
김리하 지음 / SISO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는 살면서 아주 여러 차례 원하지 않는 폭풍을 맞는다. 때로는 미리 알고 피해 갈 수 있기도 하지만, 알고도 피할 수 없어 보는대서 온전히 피해를 맞딱드려야 하는 순간도 있다. 그렇게 폭풍우가 휘몰아 치며 나를 헤집고 돌아가면 몸도 마음도 상처투성이라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나만 남는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살아야 하는 내 삶의 목적은 무엇일까? 수도 없이 많이 생각했다.

욕심이 생기면 내 삶의 주인이 내가 될 수 없다. 내 삶의 컨트롤 키를 남에게 쥐어주는 것과 같다. 욕심이 생긴다는 건 남보다 잘하고 싶다는 것이고, 남과 자꾸 비교하게 된다는 뜻이니까.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길때마다 힘들었던 것 같다. 아이에게 좋은 엄마가 되고 싶을 때마다 더 큰 좌절이 나를 가라앉게 했고, 더 좋은 아내가 되고자 할때 마다 복받쳐오는 서러움이 나를 채웠다.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애썼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힘들었다. 자꾸 삶의 목적을 다른곳에서 찾으니 내 스스로가 사라진듯 텅텅 비어있는 기분이 들었던 것 같다.

주기적으로 기분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도 괜찮고, 내 스스로가 나를 이해 할 수 없어도 괜찮고, 감정도 행동도 기대도 과잉 상태 이어도 괜찮다. 소중한 가족을 타인의 부당한 대우로 부터 보호하겠다고 훈꼐와 잔소리를 일삼는 바보같은 짓을 했어도 괜찮다. 내가 아무리 나약한 사람이어도 마음의 중심을 못잡고 흔들리고 상처 받아도 다 괜찮다.

내가 했던 수없이 많은 실수들, 자책들, 끊임없이 힘들어 하며 나 스스로에게 냈던 상처들위에 저자의 따스한 입김이 후후 발려진 것 같았다. ‘나도 그랬으니 괜찮아. 그래도 이렇게 이겨내고 다독여서 글도 쓰고 마음도 나누는 내가 되었잖아. 그러니 네가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 너도 잘 살펴봐.’ 하는 나긋한 목소리 처럼 들렸다.


자라고 싶어 죽겠는 애호박에게 단단한 비닐을 입혀 똑같이 자라게 하는 모습으로 보고 코르셋을 입은 애호박이라 부르고, 곰팡이 핀 베이글을 보면서 다른 곳에 초점을 돌렸던 자신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는 저자의 시선을 보면서 새삼, 나를 또 한 번 돌아본다.

누구나 저자가 될 수 있지만 아무나 저자가 될 수는 없다.

사소한 어느 하나도 그냥 버려두지 않는 마음, 지나가는 개미가 힘들어 하면 가던 길도 멈추고 손가락으로 뒤를 밀어주는 배려, 삶의 모든 순간을 함부로 살지 않는 자신만의 철학이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이렇게 따스한 글의 저자가 되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어떤 사람일까? 나는 나의 어떤 구석이 마음에 들까? 오늘 유난히 나 스스로가 좋아지는 날이면 좋겠다.

한결같이 정성을 기울이면서 부지런히 하는 매일의 일이 바로 나이고 나 자신의 철학일 테니까.

저자의 이 문장을 마음에 담고 오늘을 시작해 본다. 매일 내가 하는 일들이 나를 만들고 그 시간이 다듬어져 나의 철학이 생기며 그렇게 나는 오늘도 더 나다워 지고 싶어 오늘을 산다.

인생에세이 추가!

내가 더 좋아지고 싶은 날마다 펼쳐서 보고 싶다.
언니 없는 나에게 언제나 언니처럼 따스한 위로를 건네 줄 것만 같은 고마운 글이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