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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라노는 홍당무를 좋아해 ㅣ 꿈꿈이의 자연학교 4
홍영미 지음, 심미아 그림 / 느림보 / 2002년 3월
평점 :
'딩동딩동' '누구세요?' '택뱁니다.'
기다리던 책이 도착했다. 몇 권의 책 중에서 눈에 확 띄는 책을 집어드는 딸아이의 눈이 반짝거렸다. '우와!, 엄마 이 책 재밌겠어요. 읽어봐야지, 어! 근데요, 이얘는 괴물같아요. 티라노? 공룡이름인데......, 홍당무? 토끼가 좋아하는건데......' 쉴 새 없이 물음표를 던지는 딸아이, 화장실에 갈 때도 책을 들고 들어가서는 동생의 급하다는 성화에 할 수 없이 나오더니 방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독서삼매경에 빠져버렸다.
내 손에 들어온 건 하룻밤이 지나고 나서였다. 평소 햄스터를 키우자느니, 강아지를 키우자느니 하면서 나와 남편을 계속 조르던 아이였다. 대뜸 '엄마, 나도 민수처럼 토끼 동생있으면 좋겠어요.' '엉!' 책을 주문하면서 우려했던 바였지만, 현실이 됐다. '엄마! 토끼 종류가 이렇게 많은줄 몰랐어요. 엄마, 우리도 토끼 길러요. 강아지처럼 짖지도 않으니깐, 이웃에 피해줄 일도 없잖아요. 네?' '......' '민수는 토끼랑 한 집에서 살아서 좋겠다. 나도 동생 만들어주세요.'
쉴 새 없이 쏟아내는 딸아이의 말들, 나는 오후 내내 귀가 아프도록 시달렸다. 겨우 아이스크림을 사 주고서야 해방이 되는가 했더니, 딸아이는 나의 뇌물을 맛있게 먹고는 입을 싹 닦더니 한 마디를 더 던진다. '시골 할아버지 집에서 본 토끼는 무슨 종류지? 그렇지만, 엄마 저는요 라이언이 제일 맘에 들어요. 영민이가 엄마 말씀 안 듣고 말썽피우면요, 제가 라이언으로 위협해서 꼼짝 못하게 해 드릴게요.' '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