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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원 삼대
황석영 지음 / 창비 / 2020년 6월
평점 :
철도원삼대 가제본.
이광수의 <무정> 마지막
기차에서 모든 인물이 모인다. 기차는 인물을 모우는 단순한 역할이 아니라 근대의 시작점을 보여주는 도구다. 기차에서 근대적 연설을 하는 것도 그 중 하나다. 황석영의 <철도원삼대>의 기차도 비슷한 위치에 있다.
책을 읽으면서 최고의 선택과 최악의 선택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제본을
받지 않았으면 언젠간 읽는 책으로 두었을 것인데 가제본을 읽어버려서 꼭 읽어야할 책이 됐다. <철도원삼대>를 읽게 되면 황석영의 모든 책을 읽게 될 것 같다. 200페이지
밖에 안되는 짧은 분량이었지만 나는 푹 빠졌다. 삼대의 인생을 보여주면서 과거와 현대에 나타나는 투쟁을
교묘히 연결시키지만 단순하게 순차적으로 보여주지 않는다. 인물이 하나의 사건의 직면하면 과거를 회상하는
식으로 삼대의 행적을 보여주고 있다.
노동운동은 자본이 등장한 이후 꾸준히 있었다. 처음에는 먹고 살기
위해서 시간이 지날수록 부당하고 환경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노동운동이 일어났다. 예전에 친척분이 파업을
하신 적이 있다. 무더운 여름에 시작해서 추운 겨울에 파업은 막을 내렸다. 친척분은 집안 어르신의 만류하는 말씀을 조용히 들으시곤 이렇게 답변했다. “저도
살려고 하는 거예요” 먹고 살려고 하는 짓을 어르신들은 먹고 살아야 하지 않겠냐고 파업을 만류했다. 당시 나는 어려서 파업을 왜 만류하는지 몰랐다. 부당하다면 싸워야하지
않냐고,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지금은 사실 불편하다. ‘운동’이라는 행위가 불편한 이유는, 현실을 마주하게 되니 불편하다.
<철도원삼대> 전체를
아직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책 마지막 장을 덮게 되면 사회에 한발짝 더 다가가게 되고. 사회 어디에 비극이
존재하는지. 내가 멀리서만 바라봐서 희극으로만 봤는지, 그러한
예민한 시야가 조금 트이게 될 것 같다. 6월에 꼭 읽어야 할 책은 <철도원삼대>다. 아직 남은 뒷부분에 어떤 내용이 있는지 궁금하다. 노동운동은 어떻게 됐는지, 해방 후 혼란을 어떻게 해쳐 나갔는지, 나는 너무나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