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서린 앤 포터 - 오랜 죽음의 운명 외 19편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30
캐서린 앤 포터 지음, 김지현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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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터에 단편집을 읽으면서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 헤밍웨이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는다. 대충 정직한 글을 써야한다고 영화 속 헤밍웨이는 말하고 있다. 실제로 포터의 소개글에서도

 

아주 사소한 문장 하나에도 세밀한 기억을 담아 글을 쓰는 작가”(유도라 웰티)

 

 라고 나와 있다. 나는 왜 <미드나잇 인 파리>가 생각났고 유도라 웰티 작가가 왜 저런말을 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아마 당대 교류했던 작가들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시대 배경이 포터가 집필했던 시기와 비슷하다


 

 사소한 기억을 정확하게 표현하려고 했던 포터, 포터의 대표작 <꽃 피는 유다 나무>는 사랑과 배반이 어우러진 소설이다. 사실 포터 소설을 읽으면서 쉽게 읽히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문장과 문장사이의 시간과 공간의 점프가 심할 때 가 많았다. 예를 들어 이런식이다.

 

나는 밥을 먹고, 여자를 죽였다.”

 

 첫 소설 <마리아 콘셉시온>을 보면 그렇다. 처녀작이라 미숙해서 그런지 시간과 공간의 이동이 빠르다고 느꼈다. 물론 필자의 독해력이 낮다고도 볼 수 있지만, 포터의 소설은 쉽게 읽혀지는 소설이 아니다. 그녀의 삶이 워낙 험난해서 내가 그것을 캐치 못 했을 수도 있다


 사실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페미니즘에 관한 소설인줄 알았다. 출판사도 그렇고 문학, 그리고 모든 분야에서 페미니즘 열풍이 불고 있다. 딱히 반감은 없지만 어떠한 이데올로기가 강세할 때 꼭 피해를 보았던 집단이 있었다. 불과 반세기전만해도 우리는 메카시즘 열풍에 죄없는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았다. 물론 페미니즘이 메카시즘처럼 눈 없는 이론으로 보지 않는다. 하지만 앞 뒤 안보고 치고 나갈때는 꼭 돌아오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얼마 전에 청와대에 페미니즘 관련 청원이 올라갔다. 이것은 즉, 페미니즘이 이제 우리 사회에 만연히 퍼졌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페미니즘을 응원하지만 반대로 많은 사람들도 안 좋게 보는 시선이 있다. 나는 포터의 소설을 읽으면서 사소한 작은 행위에 얼마나 많은 의미가 있는지 알게 됐다. 고작 소설 따위를 읽고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이론에 빗댄다고 누군가 비판할 수 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포터의 소설이 그만큼 사람에 결부되어 있고, 생각하고, 사랑하고, 증오한다. 나는 많은 독자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사람에 지쳤다면 포터의 소설을 읽어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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