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인 최인훈 전집 2
최인훈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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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훈의 대표작 광장은 안읽어본 사람이 없을 정도로 대단하고 유명한 소설이다. 한반도에서 대립하는 두 개의 이념앞에 작디작은 개인을 세워 광장이냐 밀실이냐의 논쟁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다. 물론 복잡한 한반도의 상황과 한 가지로 상징되지 않는 이념을 단순하게 두 가지로 대치시킨 것은 조금 무리가 있어보이지만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크다.

 

회색인은 그의 개성을 잘 드러내는 작품이다. 너무 잘 드러내서일까 한편으로는 괴이하기 까지 했다. 독고준이라는 인물은 광장의 이명준과 함께 한국소설사에서 독보적인 인물이다. 끊임없이 자신과 주변에 대해 질문하고 답을 내리려고 한다. 그러나 답을 내린 적이 없다. 그나마 이명준이 마지막에 바다로 자살한 것은 거대한 이념 앞에서 내린 답이라고 볼 수 있다. 그것은 비극적이지만, 비극이라는 하나의 모습으로 완결시켰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렇다면 독고준은 어떨까?? 평론가들은 자아와 세계에 질문하는 독고준이 근대적인 인물이라고 평한다. 딱 거기까지다. 최인훈의 모든 소설의 공통점은 혼란한 문제의 해결책으로 사랑을 내놓는다. 이 사랑은 이성간에 사랑이라고 단순하게 보기 보다는 좀더 심오하고 복잡한 뜻을 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부분은 최인훈 전집에서 에세이와 문학이론 부분을 봐야 알듯 싶다. 독고준은 사랑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사유는 하지만 행동이 없다. 소설 마지막에 구체적인 행동은 하지만 열린 결말이다. 그가 정말로 실천을 했는지 아니면 다시 발길을 돌렸는지 모른다( 이 부분은 결말 스포일러는 직접 읽어 보길 바람)

 

한국소설사에서 최인훈은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최인훈을 잘 읽지 않는다. 나는 이 현상을 재미를 떠나 최인훈이 개척한 사유의 영역을 계승 발전 시킨 작가가 없어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현대 한국 사회도 많은 이슈가 있다. 지금 뜨거운 페미니즘, 여혐, 남혐, 난민문제 등등 혐오문제가 이슈다. 최인훈인 이념과 자아에게 진솔하게 질문했던 근대적인 소설법을 현대작가는 현대 이슈에 맞게 소설을 써내려가야 한다고 본다. 그러려면 일단 최인훈을 읽어야하지 않을까? 그것만으로도 최인훈은 가치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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