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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은 내면아이 치유
존 브래드쇼 지음, 오제은 옮김 / 학지사 / 2004년 9월
평점 :
이 책은 발달단계에 따라 해결해야할 인생과업이 무엇이고, 제대로 충족되지 못한 인생과업과 좌절된 욕구들이 우리 내면에 어떻게 자리하고 있는지, 또 어떻게 치유해나갈 수 있는지 명상을 이용해 통시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책이다.
책의 기술 순서에 따라 읽어나가면서 자신의 인생 경험들을 비춰보다보면, 가끔씩 잊고 있던 삶의 장면들이 불쑥불쑥 올라오고, 그 장면들을 통해 스스로 깨닫지 못했던 욕구들과 상처들을 만나게 된다.
전 생애에 걸쳐 내 삶을 한 번 일괄하고 정리한다는 느낌일까?
어린 시절의 경험 내지는 가족관계들이 우리 내면에 어떤 상처들을 지웠는지 항목별로 제시된 책들은 많지만, 이렇게 삶의 과정에 따라 자신의 삶을 돌이켜 살펴볼 수 있게 정리한 책은 드문 편인데, 체계적이고 실제적으로 자신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던 것 같다.
이 책의 큰 장점은 마지막에, 우리가 사회적 가치와 주변의 기대로 잃어버렸던 나 자신의 본질을 찾아볼 것을 촉구하고 있는 점일 것이다. 중고등학교라는 입시과정을 거치면서 우리가 언제 우리의 자질과 소망들을 제대로 살펴보고 탐색해본 적이 있었던가.
불혹을 내다보는 이 나이에, 하루하루가 불안한 경제난국과 불경기, 취업한파 가운데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든든한 직업(?)을 가진 내가 문득문득 내 직업에 대해 느끼는 회의는 어쩌면 먹고 사는 것이 해결된 자의 배부른 고민일지 모르나, 인생의 한 변곡점에 서서 현재 나를 가장 괴롭히는 문제는 과연 내 삶의 의미가 무엇인가, 내 존재가 진정 뜨겁게 추구할 만한 것이 과연 이러한 것인가 하는 물음임에는 부인할 수 없다. 내 가슴을 후벼파고 존재 자체를 흔드는 쓸쓸한 바람.
이 책은 그렇게 스스로도 부인하고 싶지만 부인할 수 없는 내 삶의 의문 부호가 정당한 것임을, 또 가장 중요한 삶의 화두임을, 어쩌면 이제야 만나게된 내 삶의 열쇠임을 깨닫게 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