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정체가 뭐였습니까?"마일즈는 온화하게 미소 지었다. "난 승리자였네. 기억하고 있나?"
"독약은 1크레디트입니다. 해독제는 100크레디트가 나가죠."
"황제의 생명을 믿고 맡길 만한 장교는 많아. 황제의 명예를 맡길 만한 자들은 한결 적지."
"옳은 일이었다. 어쩌면 할 수 있는 모든 올바른 일들 중에서 최고의 선택지는 아니었겠지. 지금부터 사흘이 지난 후면 머릿속에 더 영리한 전술이 떠오를지 몰라. 하지만 그때 현장에 있었던 사람은 너였다. 나는 전쟁터의 지휘관들이 내린 결정을 왈가왈부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단다."
저 친구들이 범죄적 명령이 뭔지 인지할 수나 있을까? 혹시 인지하고 있다 하더라도 그런 명령을 받았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기는 할까?마일즈는 알고 있나?
자기들의 과거사를 알지 못하는 자들은 결국 어떻게든 같은 상황에 처하게 된다는 말이 있었지. 그런 생각이 불현듯 머리를 스쳤다. 슬프다. 지난 역사를 아는 자들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니.
무기란 적의 마음을 바꾸는 도구이다. 마음이야말로 최초 최종의 전쟁터이며, 그 사이에 끼어 있는 것들은 그저 잡음일 뿐이다.
미련한 자들 역시 지휘할 줄 알아야지, 만약 마일즈가 그럴 수 없다면 결코 군에서 장교 노릇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리라. 딴 데는 몰라도 동토 기지에서는 아무튼 무리일 터였다.
그러고 보면 본은 어떻게 해서 그처럼 조용한 권위를 확립한 것인가? 그 문제 하나는 마일즈가 필히 규명을 해야만 했다. 본이 자기 업무에 능란하기는 하다. 일단 그 점이 있겠지. 그렇지만 그 외에 또 뭐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