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동료 경희 씨, 사랑하는 빈스토크 시민 여러분, 여러분의 국가가 손을 뗐어요. 그 사람은 빈스토크 시민이 아니라면서요. 하지만 여러분은 그러지 않을 거라 믿어요. 빈스토크 22층에는 네모난 국경면이 펼쳐져 있지만 여러분의 마음은 직육면체 상자에 갇혀 있지 않으니까요.
"뭐긴요? 아까 제가 만들어드린 거요. 타클라마칸 사막에 추락한 비행기 찾는 거."
병수는 잠이 확 달아났다.
"왜? 지금 이 시간에 2만 7천 명이 어딨어? 그것도 한밤중에."
"아, 어디 보자. 빈스토크에서 6천 명 조금 넘고, 우리나라에서 5천 명쯤 되고, 나머지는 다른 나라에서 접속했어요."
"왜?"
"왜는 무슨 왜요? 그냥 찾는 거지."
"그러니까 그 사람들이 왜? 뭔가 오류 생긴 거 아니야?"
"오류 같은 거 없어요. 뭐가 있어야 오류가 나죠, 사진 하나 달랑인데. 조은수 씨가 빈스토크에 돌린 편지가 번역이 돼서 외국으로 갔어요. 그래서 그냥 찾는 거예요, 그냥. 이유가 필요한가? 원래 인터넷에서 하는 일이 그렇잖아요. 그냥 해요, 그냥."
그리고 한 시간이 지나자 접속자 숫자가 4만 명을 넘어섰다. 그로부터 한 시간 뒤에는 7만5천 명을 돌파했다. 파란색 칸이 점점 늘어만 갔다. 그 주위로 녹색 선이 불길처럼 번져갔다. 병수는 손을 놓고 전체 화면을 지켜보았다. 그는 그 광경이 이해가 안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