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카츠 제독님, 그거 아십니까? 저는 저 아이가 군인이 되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사실은 명령을 해서라도 말리고 싶을 정도예요."
"그건 민주주의 정신에 어긋나는 일이로군요." - P321

"제독님."
"뭐냐?
"정식으로 군인이 되고 싶습니다."
"......"
"허락해 주실 수 없을까요? 그래도 절대로 안 된다고 하시면…… 포기할게요."
"꼭 군인이 되고 싶니?"
"예. 자유와 평등을 지키는 군인이 되고 싶어요. 침략이나 압정의 끄나풀이 되는 군인이 아니라, 시민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군인이요." - P344

"얘, 율리안, 어울리지도 않는 소리는 별로 하고 싶지 않다만, 네가 군인이 됐을 때 잊지 않았으면 하는 게 있다. 군대란 폭력기관이며, 폭력에는 두 종류가 있다는 거지."
"좋은 폭력과 나쁜 폭력인가요?"
"그게 아니야. 지배하고 억압하기 위한 폭력과, 해방의 수단인 폭력이지. 국가의 군대란 것은 말이다…"
양은 상당히 식어버린 핫 펀치를 모두 마셔버렸다.
"원래부터 전자의 조직이야. 유감스럽게도 역사가 이를 증명해 주지. 권력자와 시민이 대립했을 때 군대가 시민 편을 든 예는 적어. 그뿐인줄 아니? 과거 수많은 나라에서 군대 자체가 권력기구로 변해 폭력으로민중을 지배하기까지 했단다. 작년에도 그런 짓을 하려다 실패한 놈들이 있었고." - P346

"루돌프 대제를 검으로 쓰러뜨릴 수는 없었어. 하지만 우리는 인류사회에 대한 그의 죄업을 알고 있지. 그게 바로 펜의 힘이란다. 펜은 수백년도 더 지난 독재자나 수천 년도 더 지난 폭군을 고발할 수가 있어. 검을 들고 역사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지만, 펜이라면 그럴 수 있지."
"네. 하지만 그건 결국 과거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뿐이잖아요?"
"과거라! 잘 들으렴, 율리안, 인류 역사가 앞으로도 계속된다고 한다면, 과거라는 건 무한히 쌓여나갈 거다. 역사란 과거의 기록일 뿐만 아니라, 문명이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해. 현재의 문명은 과거 역사의 집적 위에 세워진 거야. 알겠니?" - P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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