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난 1년간의 항해 내내 선내에 있는 무엇인가를 보지 못했다.
사람의 모든 생각과 행동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공기처럼 흔한 무엇인가를, 누구나 가장 먼저 확인하고 고려하는 무엇인가를.

"난 인간에 대해 아무 생각 없어. 내가 생각하는 건 보급뿐이야."
내가 말했다. 이미 수도 없이 했던 말이다. 받아들이지 않았을 뿐이다. 사람의 뇌는 유연한 나머지 새 정보가 들어오면 배열 전체를 바꾼다. 그래서 인간은 제 인격을 보호하기 위해 쉽게 정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남의 말을 도통 듣지 않는다. 과도한 유연성의 부작용이랄까.

인간은 이런 것을 보고 사는구나. 감각적이다. 공학적인 지식도 수학적 논리도 아닌 정보들. 들여다볼 도리가 없는 타인의 마음을 엿보기 위해 발달한 공감 신경과 거울 뉴런들, 햇빛처럼 쏟아지는 감각. 야만이 그 정신의 반이라면, 그 야만을 다스리는 데에 나머지 반을 쓴다. 인간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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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8 11: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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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8 11: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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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8 14: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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