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연씨, 배고픈가보네."
"네, 아침을 못 먹어서."
그러다 갑자기 궁금해져서 물었다.
"선생님은 남편 아침밥 차려주고 나오시나요?"
"아니?"
동시에 웃음이 터졌다. 그녀가 여전히 웃음을 입가에 머금은 채로, 버럭 소리쳤다.
"무슨 아침밥 같은 소릴 하고 있어! 내가 이 새벽에 일하러 나오는데 밥을 어떻게 차려?"
- 장류진, 연수 - P276
"주연씨 되게 좋은 회사 다니네?"
이 건물은 내가 다니는 곳이 아니라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할 클라이언트의 오피스였다. 진짜 우리 법인의 본사 건물은 이것보다 훨씬 더 크고 화려했다.
"나쁘지 않은 회사죠."
"주연씨 같은 여직원들도 많아요?"
잠시 고민했다. 사실 회계사는 남자가 많은 직업이다. 이번 프로젝트도 참여하는 다섯 명 중 여자는 나 하나뿐이었다. 내가 대답했다.
"네."
"오십대도 있어요?"
아까보다 더 더디게 발을 내디디며 헤아렸다. 오십대. 그런 생각은 해본 적도 없었다. 여자 선생님들 중에 오십대가 있었나? 오십대면 전무급인데, 우리 법인에 여자 전무는 한 명도 없었다. 전무가 아닌 상무급을 생각해봤지만 오십대인지는 확신이 서지 않았다. 당장 떠오른 한 명도 오십대는 아니고 사십대였다. 정말, 정말로 단 한명도 없는 것일까. 내가 대답했다.
"있어요."
"그래요?"
나는 마지막 남은 카스텔라 한 조각을 입에 털어넣으며 말했다.
"네, 되게 많아요."
- 장류진, 연수 - P2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