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과 달라지는 걸 두려워하지 마Don’t be afraid to be different."

질문하지 않는 아이들 때문에 슬퍼했다는 나 자신조차, 곧잘 말대답하지 말라는 소리가 목구멍까지 꾸역꾸역 밀려나오는 걸 느끼고 아차 싶을 때가 너무 많았다.

하지만 형제여, 그는 10분 동안 내게 눈을 맞추고 아주 조용히 들어주었어. 우리는 땅콩에 대해 다정하게 얘기를 나누었고 이윽고 그는 나에게 가도 좋다고 하더군.

나는 이 인도계 미국인에게 마음 깊이 공감하면서, 세관에서의 땅콩에 관한 대화와 언어 시험장에서의 개 눈병에 대한 대화를 생각하면서, 미소 지으며 눈물지으며 같은 구절을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읽었다.

그러나 눈치가 너무 많은 지시 사항을 생략하는 준엄한 백지이고 우리가 거기에 뭐라도 적어야 하는 수험생일 때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 말이란 하는 사람이 바꿔나가야 한다고 믿으며 눈치의 시험장을 박차고 나가는 것이 최선인지도 모른다.

단어가 내포하는 문화적 맥락이 큰 한국어를 구사할 때는 단 한 마디를 하려고 해도 ‘네’인지 ‘응’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상대가 나보다 나이가 많은지 적은지(그러니까 나이를 파악해야 한다), 학생인지 사모님인지, 아저씨인지 사장님인지, 나랑 친한지 안 친한지, 지금 내가 아쉬운 입장인지 상대가 부탁하는 상황인지를 순식간에 계산하고 판단해서 "주십시오"나 "줘봐요"를 선택한다. 눈치가 없으면 아주 능숙하게 구사하기가 힘든 언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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