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있을 땐 아무리 봐도 미남은 아닌 승훈이었지만, 웃으면 미남이 되었다. 종종 그런 웃음을 짓는 사람들이 있다. 반경 70미터쯤이 환해지는, 얼굴 구조가 아예 바뀌는 듯한 대단한 웃음 말이다.
정윤은 영광을 원한다. 기억하는 한 언제나 그래왔다. 정윤의 경쟁자들은 살아남았을까? 활을 쏠 줄 안다는 것이 도움이 되었을까? 절체절명의 순간에 손에 활이 있었을까? 화살은? 혹시 마음속에 경쟁자들이 줄길 바라는 마음이 있는지 정윤은 자주 점검해보았지만 그렇지는 않았다. 얼굴만 알거나, 인사를 나눠본 다른 선수들이 살아 있길 기도했다. 영광을 영광스럽게 쟁취하길 원했다. 이런 지옥에서도 끔찍할 정도로 어두운 조각의 마음은 자라나지 않아서 안도했고, 스스로가 온전한 운동선수처럼 느껴졌다.
나는 23세기 사람들이 21세기 사람들을 역겨워할까 봐 두렵다. 지금의 우리가 19세기와 20세기의 폭력을 역겨워하듯이 말이다. 문명이 잘못된 경로를 택하는 상황을 조바심 내며 경계하는 것은 SF 작가들의 직업병일지 모르지만, 이 비정상적이고 기분 나쁜 풍요는 최악으로 끝날 것만 같다. 미래의 사람들이 이 시대를 경멸하지 않아도 될 방향으로 궤도를 수정할 수 있으면 좋겠다. 윤리는 어쩌면 비위에 닿아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자주 곱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