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그 이터(bug eater)?"
매켄지가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
"뗄 수 있어? 옴잡이인 부분을 떼서 그냥 보통으로 만들어줄 수 있어?"
"못 떼어 내. 인간이어야 뭘 떼도 되지. 씨앗으로 뗄 수 있는 수준이 아냐. 아예 위를 떼어 내든가."
심드렁하게 매켄지가 물러섰다.
"비용을 들여도 방법을 못 찾습니까?"
인표가 흥정을 붙였다.
"우와, 너무해. 나 상처 받아요. 홍 샘, 저 돈만으로 움직이지 않아요. 교포니까 미국식으로 돈 좋아할 거 같아요?"
은영은 이민 간 친척들을 떠올리며 속이 상했다. 내가 너를 싫어하는 것은 네가 계속 나쁜 선택을 하기 때문이지 네가 속한 그 어떤 집단 때문도 아니야. 이 경멸은 아주 개별적인 경멸이야. 바깥으로 번지지 않고 콕 집어 너를 타깃으로하는 그런 넌더리야. 수백만 해외 동포는 다정하게 생각하지만 너는 딱 싫어. 그 어떤 오해도 다른 맥락도 끼어들 필요 없이 누군가를 해치는 너의 행동 때문에 네가 싫어. - P210

그리고 대흥은 조금 덜 온건해졌다. 갑작스러운 변화는 아니었고 몇 년에 걸쳐 천천히, 대흥은 변했다. 학생들은 대흥이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들을 대흥의 기대보다 자주 하곤 했다. 이를테면 ‘왜 그렇게 나쁜 사람이 선거에서 뽑히나요? 왜 좋은 방향으로 일어났던 변화들이 무산되나요? 왜 역사는 역류 없이 흐르지 못하나요?‘ 그런 질문들이었다. 예전 같으면 얼버무리거나 피했을 텐데 대흥은 최대한 덜 민감한 방식으로 설명을 해 주려고 애썼다. 물론 아무리 균형 잡힌 설명을 해 주어도 가끔은 학부모들에게 항의 전화가 왔다. 항의 전화를 감수하더라도 해 줘야 할 설명이었다고 선배들과 독한 술과 꼬치구이를 사 먹으며 항변하기도 했다.
"있잖아, 다음 선거에는 너희들한테도 선거권이 있어."
대흥의 설명을, 어른들이 이미 만들어 놓은 세계를 특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학생에게는 끄트머리에 그렇게 덧붙여 주기도 했는데 그러면 아이의 눈 안에서 뭔가가 반짝였다. 대흥은 그 반짝임 때문에 늘 희망을 얻었다. 뒤에 오는 이들은 언제나 더 똑똑해. 이 아이들이라면 우리보다 훨씬 나을 거야. 그러니까 그 바보 같은 교과서를 막길 잘했어. - P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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