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라디오

그래서 라디오
남효민 지음 / 인디고(글담) / 2020년 12월

20년간 라디오 작가로서 활동한 남효민의 ‘그래서 라디오’입니다.

‘별이 빛나는 밤에’ ‘두 시의 데이트’ ‘꿈꾸는 라디오’ ‘푸른 밤’ ‘오늘 아침’ ‘펀펀 라디오’ ‘FM 데이트’ 등의 프로그램에서 작가활동을 했고 현재 TBS ‘아닌 밤중에 주진우입니다’와 MBC ‘잠깐만’에서 디제이의 말을 쓰고 있습니다.

박광현, 이동건, 문희준, 송백경, 옥주현, 은지원, 김상혁, 조정린, 타블로, 박명수, 알렉스, 써니, 주영훈, 박경림, 홍은희, 정지영, 주진우 등등의 디제이들, 수많은 라디오 방송 PD들과 일해오면서 프로그램과 디제이들의 성격에 어울리게 글이 아닌 ‘말’을 써왔다고 합니다.

라디오 작가는 디제이가 말로 하는 대본을 쓰는 것이기에 문어체보다는 구어체를 써야하기 때문입니다.

라디오 작가는 방송의 90% 정도 되는 분량의 ‘말’을 매일매일 써야하기 때문에 날씨를 비롯해 날마다 바뀌는 사회, 문화, 정치, 예술 등등에 대해 촉을 세우고 쓸 거리를 고민해야 합니다. 게스트도 섭외해야 하고 요일마다 바뀌는 코너도 준비해야 하고 청취자와 청취율도 고민해야 하는 등 라디오 작가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일들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라디오 작가로서 가장 중요한 일은 프로그램 성격과 디제이의 성향에 맞는 말투와 내용을 써야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디제이가 말하듯 자연스러운 진행이 됩니다,

20년간 매일 써야하는 고통은 있었겠지만 작가는 라디오와 함께 하며 행복했던 일들을 추억합니다. 세월호 사건과 신해철이 죽기 며칠 전에 게스트로 나와 방송하던 일을 기억하며 가슴 아팠던 당시의 경험도 들려줍니다. 가벼운 듯 하지만 꽤 속깊은 내용도 담겨 있습니다.

라디오 작가의 세상에 대해 어렴풋이 짐작했던 일상을 잔잔하게 들려줍니다. 결국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머리 식히며 술술 읽기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