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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으로 읽는 성경 세트 - 전3권
차동엽 지음 / 동이(위즈앤비즈) / 2008년 4월
평점 :
[맥으로 읽는 성경]은 주제에 따라 3권으로 구성되어 더 이해가 쉽고 성경을 알아보기 쉽게 잘 정리해 놓은 책이다.
역시 차동엽 신부의 글이라 잘 읽히며 한 장이 끝날 때마다 나오는 ‘내 인생의 무지개’ 역시 감동이 있고 유머가 있어 읽는 재미가 있었다.
3권에 나오는 바오로 사도의 이야기를 감명 깊게 읽었다.
-그리스도와의 깊은 신비적 일치 속에서, 지칠 줄 모르는 복음 전파 열정을 길어 올린 바오로 사도에게도 ‘브레이크 장치’가 내장되어 있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내가 자만하지 않도록 하느님께서 내 몸에 가시를 주셨습니다. 그것은 사탄의 하수인으로, 나를 줄곧 찔러대 내가 자만하지 못하게 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
엄청난 은총 때문에 교만해질세라 ‘몸에 가시’를 주셨다는 것이다. 이는 상징적인 표현이다. 이 가시는 그를 괴롭히고 곤혹스럽게 만드는 어떤 고질병이었던 것이다.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바오로는 어떤 병으로 고통을 받았을까? 이에 대해 당시에 성행하던 말라리아, 열병, 만성두통, 우울증, 간질, 안질 등 100개 이상의 가설이 세워졌다.
분명한 것은 이 고질병이 그에게는 정신적, 신체적, 영적 장애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바오로는 이 고통에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끊임없이 주님께 기도했다고 한다.
“어유, 아니 왜 내가 딴 사람들에게 손을 얹으면 다 나았는데, 왜 내가 나한테 얹으면 안 낫습니까? 거참 이상한 손이네요. 제발 이것 좀 없애주세요.”
그러나 주님께서는 기도 중에 바오로에게 이러한 상황의 역설적 의미를 발견하게 하셨다. 그는 기도 중에 다음과 같이 주님의 응답을 듣는다.
“너는 내 은총을 넉넉히 받았다. 나의 힘은 약한 데에서 완전히 드러난다” (2코린 12, 9)
이 말은 곧 “나는 네가 약함으로 일하게 하기 위해서다”라는 뜻이다.
바오로는 다음과 같이 고백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그리스도의 힘이 나에게 머무를 수 있도록 더없이 기쁘게 나의 약점을 자랑하렵니다. 나는 그리스도를 위해서라면 약함도 모욕도 재난도 박해도 역경도 달갑게 여깁니다. 내가 약할 때에 오히려 강하기 때문입니다”(2코린 12,9-10)
결국, 몸에 박힌 가시는 그에게는 약점이었지만 오히려 그리스도의 능력이 드러나는 조건이 된다. 이제 그는 자아, 자만, 자신 등 온갖 자 계열의 유혹에서 초탈한다. 철저히 그리스도 중심적인 사람이 된다. 아니 그렇게 살 수밖에 없게 된다. 그러기에 그의 다음과 같은 고백은 공허한 말잔치가 아니다.
“나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는 어떤 것도 자랑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말미암아, 내쪽에서 보면 세상이 십자가에 못 박혔고 세상 쪽에서 보면 내가 십자가에 못 박혔습니다” (갈라 6,14)
이는 바오로 안에 있는 상처다. 마침내 그의 몸에 박힌 상흔은 치열한 영적 싸움에서 그의 강력한 방어기제가 된다.
“앞으로는 아무도 나를 괴롭히지 마십시오. 나는 예수님의 낙인을 내 몸에 지니고 있습니다” (갈라 6,17)
바오로의 이 말은 “예수님의 상처가 내 몸에, 나도 그 분의 상처에 동감하는 상처가 내 몸에 있습니다”라는 이야기다.
그리스도의 고통에 동참하신 분들은 낙인이 찍힌다. 건드리지 못하는 귀한 몸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고통이 없이는 이 낙인이 찍히지 않는다.-
약함으로 일하게 하신다는 말이 나의 눈에 띄었다. 평소 몸이 약해 고생인 내게도 질고의 고통을 통해 주님의 고통을 가르쳐 주시기 위함이었을까.
고통을 은총으로 생각했던 바오로 사도의 이야기를 통해 말로 할 수 없는 감동을 받았다. 약하고 못난 나도 주님께서 쓰신다 하면 새힘을 얻어 나갈 수 있을까. 이 책의 많은 내용들이 나에게 힘이 되었고 앞으로의 신앙생활을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 다짐하게 했다. 주위 친구들에게도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