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 - 2008년 제53회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
김경욱 외 지음 / 현대문학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박형서「열한 시 방향으로 곧게 뻗은 구 미터가량의 파란 점선」

 

문학작품을 사회적 ․ 문화적 요인들의 복합적인 상호 작용의 결과요, 복합적인 문화적 객체로 보고, 즉 문학작품을 생산한 환경이나 문화나 문명을 떠나서는 그것을 충분하고도 진실하게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에서 문학 작품을 분석 ․ 평가하는 연구 방법을 사회문화비평 이라고 한다. 박형서의 소설 「열한 시 방향으로 곧게 뻗은 구 미터가량의 파란 점선」은 ‘금부은부의 고증’ 이라는 주제로 탐사를 떠나는 대학생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꼬집고 있다.
하나, 인간의 무한한 욕심을 보여주고 있다. T교수는 자신의 연구 성과를 위해서 자신의 들의 제자들에게 욕과 폭력을 행사하며 막 대하고 있다. 심지어 다친 제자들은 안중에도 없고 자신의 욕심을 위해서 더 나은 연구 성과를 위해서 뛰어가고 있다.
둘째,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면 그에 합당한 대가를 받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산신령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한 번에 만족하지 않고 살아있는 나무를 베고 물을 더럽히는 등 자연을 망쳐가면서 까지 연구를 하다가 결국에는 산신령에 의해서 죽음을 당하고 대가를 받는다.
셋째, 교수들의 전임 ․ 비전임에 문제에 관해서도 보여주고 있다. 사람들은 교수라고 하면 다들 사회적 지위가 있어서 모두들 잘 사는 줄 알고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비전임 교수들의 한 달 봉급은 일용직 사람들 보다 못하다는 것을 TV를 통해서 보았다. 나와 진호의 대화를 살펴보면 비전임을 바라보는 사회의 인식을 알 수가 있다.

「나는 말 못할 서러움에 꺼이꺼이 울기만 했다. 그로부터 이 년이 흐른 지금 진호가 다시 왜냐고 물어온다면, 난 서럽게 우는 대신 아마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ㅡ 세상은 보통 사람과 절뚝발이로 나뉘지 않는다고, 세상은. 오직 전임과 비전임으로 나눤다고.」156쪽

위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박형서의「열한 시 방향으로 곧게 뻗은 구 미터가량의 파란 점선」은 인간의 무한한 욕심과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면 그에 합당한 대가를 받는다는 것, 교수들의 전임 ․ 비전임의 문제점을 ‘금부은부’라는 설화를 통해서 보여주어서 신선했다.
하지만 소설은 시선이 한곳에 집중되지 못하고 분포된다는 점과 과학적 전문용어들이 소설의 대부분을 차지해서 그에 대한 지식 없이는 내용을 이해 할 수 없다는 것이 단점이다. 시선의 고정과 전문용어들을 일반 사람들도 알 수 있게끔 정리하면 좋은 소설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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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욱 외 지음 / 현대문학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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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란「네모난 자리들」

 



2008년을 사는 우리들의 모습은 너무나도 복잡하다. 지상으로는 줄 비 차게 하늘로 솟아 있는 건물들과 그 건물들을 찾기 위해 열대밀림을 해매이고, 지하로는 얽히고 얽혀있는 지하철은 강물처럼 흐르고 우리는 그 물줄기를 찾아야 하니 말이다. 사람들은 네모난 가슴에 갇혀 취업, 학업, 건강…… 출구를 못 찾고 헤매 인다.

출구를 찾지 못하고 해매 이는 사람이 김애란의 소설 「네모난 자리들」에서도 나온다. 그녀는 어머니와 함께 예전에 어릴 적 살던 산꼭대기 단칸방을 찾아간다. 그곳은 어둡고 좁은 네모난 단칸방으로 어머니와 자신이 살기위해 출구를 찾아 나온 곳이었다. 네모난 단칸방을 본 순간 그녀는 대학시절 좋아하던 두식이를 떠올린다.

두식이는 네모난 방에 네모난 창문에 항상 불을 밝혀두었다. 그녀와 함께 걸을 때는 네모난 메론바를 맛있게 먹으며, 예전 자신의 여자 친구 이야기를 한다. 그가 길을 잘 못 찾는 거 같이 예전 여자 친구에게 해매 인다.

어느 날 그녀와 길을 걷다. “저기, 보인다, 출구.”(120쪽) 라는 말과 함께 사라진다. “-가 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125쪽) 갇혀있는 예전 여자 친구를 찾아 떠난다. 녹아버린 메론바처럼 각진 마음이 녹아버린 것이다. 그녀는 그의 집에 찾아가 불을꺼버리고 나오지만 다시 찾아 불을 켜놓는다. 그가 예전 여자 친구를 찾아 해매이다 못 찾으면 자신에게 오라는 마음에 불을 말이다

김애란의 소설「네모난 자리들」은 2008년 사회를 사는 출구를 찾지 못하고 해매 이는 모습을 그녀와 그의 이야기, 예전 살던 집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지만 너무 소재가 부족하고 억지로 끼어 맞 춘거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그 동안의 김애란의 소설보다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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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 2008년 제53회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
김경욱 외 지음 / 현대문학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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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해야 할일을 늘 벼루거나 미루지 않고 바로 다하는가? 아마 바로 다하지 않고 가슴 깊은 곳에 넣어 두어 잊어버리고 살아 갈 것이다. “살다 보면 그리 힘든 일이 아닌데 늘 벼르기만 하거나 미루기만 하는 일들이 생긴다.” 라고 말하는 달리라는 남자가 작가 김미월에 소설 「현기증」에 나온다.

“어느 날 책을 읽다가 달리 할 말도 없었다.” 라는 문장이 머리에서 지워지지 않는다고 달리라는 이름으로 바꾸어 버린 남자. 왜 하필이면 이름이 달리인 것일까? 이것은 작가가 의도적으로 집어넣은 소설의 장치이기도 하다. 달리라고 하면 대중적으로 알려진 프랑스 화가 살바도르 달리가 있다. 살바도르 달리의 「기억의 고집」이란 작품을 보면 당연히 멈추어 있지 않고 흘러가야할 시계들이 멈추어 녹아내리고 있다. 이것은 기존의 기억으로 멈추어 버린 달리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달리는 입사한지 한 달도 안 돼서 회사에서 해고당하고 구내식당의 배식 줄처럼 지루한 하루를 보내던 중,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누군가에 묻고 싶어진다. 이때 갑자기 오래전 기억 속에 묻고 지내던 대학교 동창 여자를 통해, 자기가 좋아 하던 수학 선생님을 찾아가기로 마음먹는다. 자신의 내면속에 묵혀 두었던 일들을 하기로 하는 것이다. 남자가 미루고 묻혀두고 있다는 것은 소설속에 등장하는 여러 가지 소재를 통해서도 확인해 볼 수가 있다.

멀리 창밖이 소란스러웠다. 중고 가전제품 삽니다. 고장 난 제품 수거합니다. 확성기 소음을 이불처럼 머리끝까지 뒤집어쓴 채 그는 눈을 떴다. 세탁기, 냉장고, 텔레비전, 컴퓨터, 모두 삽니다. 좁다란 방의 한 귀퉁이씩을 차지하고 있는 세탁기, 냉장고, 텔레비전, 컴퓨터를 차례대로 일별했다. 팔거나 내놓을 만한 것이 있나 헤아려 보는 동안 잠이 완전히 깼다.」77쪽 
 「빤 지 오래된 수건에서 쉰내가 났다. 그는 미간에 내 천川자가 새겨져도록 인상을 쓰며 몸 구석구석의 물기를 닦았다.」79쪽 

  정해진 것은 없다. 매사를 다른 식으로 해석하는 것을 가르쳐 주던 좋아하던 수학선생님을 찾으러 간곳에서 그는 ‘사주, 궁합, 토정비결-2000원’ 이라는 것을 보고 의아해 한다. 이것 또한 멈추어버린 시간속에 사는 달리를 표현해 주는 것이다. 그곳에는 수학 선생님이 아닌 점쟁이 부부가 있다. 그는 사주를 보러가는 동시에 몬가가 홀가분해 진다. 달리는 이제 더 이상 벼르거나 미루었던 일(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받아들이며 앞으로 힘차나게 나갈 것이다. 갈 길이 멀었으니 말이다.

「달리는 고장 난 가스레인지 베란다에 몇 달째 방치돼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냈다. 아침에 트럭 이 왔을 때 수거해 가라고 내놓았으면 좋았을것을, 안타까움에 그의 눈썹이 실록거렸다.」95쪽

「“세상에 정해진 게 어딨어? 인생에 정답이 어딨나? 사주는 사주고, 우린 그저 열심히 살면 되는 거지. 안 그래?”」97쪽

작가 김미월은 소설 「현기증」을 통해서 독자에게 자신의 할 일을 벼루거나 미루지 말고, 만일 미루었다면 그것을 잊고 지금의 삶을 힘차게 나아가자라는 것을 소설속의 등장하는 소재나 장치들로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소설의 서사 과정이 좀 부실하고 억지로 끼어 맞춘 것 같다는 느낌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소설이라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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