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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
조지 오웰 지음, 도정일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평점 :
익히 알고 있는 내용이고, 아마도 만화로 그려진 것도 보았던 기억이 희미하게나마 남아있는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을 읽었다. 2020년의 첫 독서록(요즘 초등학생들은 '독서록'이라는 독서감상문 노트가 있다)이 '동물농장'이다. 작가의 말대로 '예술은 정치와 무관해야 한다는 말도 정치적이라는' 작가의 견해대로 그는 철저히 시대정신에 입각한 글들을 써왔다. 그것이 정치적이라든지의 문제, 또는 그가 사회주의자라는 문제는 중요하지 않다. 단지 그는 그 당시의 사회적 부조리, 대다수의 대중이 알지 못하는 권력의 추악한 민낯 등을 그 자신의 표현대로 '정치적' 목적의 배제 없이 써 왔다. 아마도 사상의 대격변기였고, 제국주의 전쟁인 세계대전 당시에 그가 좋아했던 자연주의적인 소설만을 쓰기에는 시대가 너무 어수선하지는 않았나 싶다.
이 작품 <동물농장>은 누가 읽어도 사회주의 국가인 스탈린 시대의 소비에트 이야기이다. 역사를 잘 모르는 사람도, '나폴레옹'은 '스탈린'이고 '스노볼'은 트로츠키이다. 그리고 '메이저'는 '마르크스'이고, 줄줄이 볼셰비키, 프롤레타리아트, 프라우다. 비밀경찰, 선전대, 크렘린, 모스크바 재판, 대숙청, 연합군 침공, 독일의 러시아 침공 등이 묘사되어 있다. 작품의 해설에도 나오지만 이 작품이 현재에도 꾸준히 고전의 반열에 오른 것은 그 당시의 소비에트가 소멸해 버린 지금도 지구상의 곳곳에서는 독재자가 있고, 독재자의 친위세력인 기득권층, 그리고 선전대의 끊임없는 선전에 몽매한 프롤레타리아트가 있고, 비밀경찰이 있으며 이름만 달리 한 재판들이 있다는 것이다.
작가 자신이 진정으로 원한 건, 그가 그리던 사회주의는 이러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사회주의의 또는 혁명의 몰락을 '스탈린'의 소비에트에서 미리 보았던 것이다. 그가 원한 것이 이상향과도 같은 사회주의일지라도 그러한 것의 환상일지라도 나 또한 그러한 '유토피아'를 보고 싶다.
그가 밝힌 작가란? 또는 어떠한 것을 써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에 나 또한 강한 지지를 보낸다. 꼭 '정치적'이 아니더라도, '사회적'이어야 하고, 독자를 깨우는 그러한 글을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실용서 또는 산문, 소설이든 간에...
아무튼 그가 목격한, 아니 예언한 사회주의 몰락은 - 적어도 소비에트의 몰락은 - 예견되었고 실패한 혁명이었다. 마지막이란, 또는 가장 큰 수는 없듯이 진정한 혁명은 언제 올까?
열두 개의 화난 목소리들이 서로 맞고함질을 치고 있었고, 그 목소리들은 서로 똑같았다. 그래, 맞아, 돼지들의 얼굴에 무슨 변화가 일어났는지 이제 알 수 있었다. 창 밖의 동물들은 돼지에게서 인간으로, 인간에게서 돼지로, 다시 돼지에게서 인간으로 번갈아 시선을 옮겼다. 그러나 누가 돼지고 누가 인간인지, 어느 것이 어느 것인지 이미 분간할 수 없었다.